전설은 아직도 현재진행형....'페이커' 이상혁, 진화는 멈추지 않았다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6.02.14 04: 58

'페이커(Faker)'라는 이름값이 더욱 더 높아지고 있다. '페이커' 이상혁(20)은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전세계 LOL e스포츠의 수퍼스타다. NBA 전설인 마이클 조던이나 축구의 살아있는 신화인 메시에 비견될 정도로 그의 이름값은 드높기 짝이 없다.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총출동한 올스타전서도 그는 단연 군계일학이었지만 그는 더 이상 혼자를 고집하지 않는다. '승리'라는 두 글자를 위해서 팀을 첫번째 가치로 내걸고 있는 이상혁, 그는 팀을 생각하는 냉철한 승부사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2013시즌과 2015시즌 전세계 LOL 팬들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이상혁이 2016시즌 호령할 준비를 마쳤다. 자신의 맞수로 꼽히고 있는 상대에게 과감한 공격으로 솔로킬을 내는가 하면 3대 1 포위 상황에서도 상대를 제압하는 패도적인 모습까지 보이면서 다시 한 번 '페이커'의 가치를 보여줬다. 

SK텔레콤은 서울 용산 OGN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2016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스프링 KT와 1라운드 경기서 2-0으로 승리하면서 올 시즌 첫 이동통신사 라이벌 매치를 기분 좋게 넘겼다. '듀크' 이호성이 1, 2세트 MVP를 차지하면서 '페이커' 이상혁의 활약이 살짝 가려졌지만 그는 저돌적으로 공세를 취하면서 이통사 라이벌전 매치를 뜨겁게 달궜다. 
1세트 코르키로 4킬을 낼 때까지 완벽했던 경기력을 보였던 이상혁은 첫번째 데스를 당하기 전까지 미드를 완벽하게 장악하면서 KT의 진영을 붕괴시켰다. '하차니' 하승찬의 기지로 KT가 반격을 시작했지만 이상혁 존재감은 대단했다. 2세트에서도 '룰루'로 1킬 7어시스트를 기록, '듀크' 이호성과 '뱅' 배준식을 완벽하게 지원하면서 12-1 완승에 일조했다. 
더 놀라운 건 자신에 대한 냉정한 평가. 경기 후 이상혁은 "팀 승리는 만족스럽다. 경기가 잘 풀린 것 같다. 그러나 내 경기력에는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공격적으로 플레이해도 데스는 순전히 내 실수다. 1세트 첫번째 상대가 잘 공격해 들어왔을 때 죽음도 내 실수다. 내 실수로 경기가 어렵게 갈 뻔 했다"며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보면서 "1세트 당시 (배)성웅이형이 무리하게 플레이 했다고 생각지 않는다. 경기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그런 과정도 필요하다.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그건 (배)성웅이 형의 탓은 아니다. (이)호성이 형의 원래 실력이 나오고 있다고 본다"며 동료들에 대한 칭찬 보따리를 풀었다.
지난 2013시즌과 2014시즌의 그를 떠올리면 놀라운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 때 당시의 이상혁은 스타 플레이어로서의 자신을 양보하지 않는 소년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5시즌 부터 그는 철저하게 팀을 우선으로 하는 선수로 거듭난 것이다. 지난해 함께 뛰었던 동료들 중 '이지훈' 이지훈과 '마린' 장경환이 빠진 공백에 대한 우려 보다는 새롭게 팀에 가세한 '듀크' 이호성과 몇 번의 실수를 보였던 '벵기' 배성웅의 플레이에 박수를 보냈다. 
이런 이상혁의 모습에 SK텔레콤 최병훈 감독과 김정균 코치도 엄지손가락을 추켜 세울 정도다. 최병훈 감독은 "(이)상혁이가 지난시즌부터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보기 시작했다. 절대로 분위기에 취해있지도 않는다. 오래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기 위해서 항상 본인과 팀을 냉정하게 평가한다. 부족하거나 모자란 부분은 모두에게 조금 더 보태거나 숨기지 않고 이야기 한다"면서 "페이커의 지금 상태는 괜찮다. 솔로 랭크도 열심히 하면서 연습때도 꾸준하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공격적으로 해서 종종 끊기기도 하지만 최근 메타 자체가 미드 챔피언이 버티거나 파밍 위주로 해도 갱킹을 당하면 끊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드 메타가 조금 더 여유로워지면 더 잘 할 선수다. 팀 전력이 전반적으로 다들 안정적인 상황이 되면 작년처럼 여러가지 챔피언도 써보려고 한다"며 이상혁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나타냈다. 
곁에 있던 김정균 코치도 최병훈 감독의 말을 거들면서 이상혁에 대한 칭찬을 이어나갔다. 김 코치는 "상혁이는 지금 자신감이 돌아온 상황이다. 조직력도 맞춰지고 있고 승리를 거듭할 수록 팀적인 부분과 함께 상혁이도 좋아진 상태다. 감독님 이야기대로 상혁이는 개인적인 연습량이 많다"면서 "꾸준한 연습량 뿐만 아니라 마인드 면에서도 언제나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선수다. 1세트 초반 상혁이의 공격적인 모습에서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성실하고 프로로써 마인드도 출중한 이상혁이 멈추지 않고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건 우리에게는 큰 즐거움"이라고 최 감독의 말을 덧붙였다. 
지난해 SK텔레콤도 1라운드 말미부터 다시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어느덧 매서운 겨울이 지나가고 봄을 알리는 비가 내리고 있는 지금. SK텔레콤은 다시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따뜻한 봄 날이 시작되면 누구도 SK텔레콤을 말리지 못할지 모른다. 그 중심에는 팀을 첫번째 가치로 생각하고 있는 '페이커' 이상혁이 있다. / scrapp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