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야구과외' 주력, 박찬호는 출마 안 한다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16.02.17 11: 13

‘양지를 좇는 체육인들.’
오는 4월13일에 치러지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대열에는 체육인들도 꽤 있다. 1983년 프로씨름 초대 천하장사 출신 이만기(54)를 비롯해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의 주인공 김유동(62), 1973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 주역 이에리사(62), 1978~1986년 아시안게임 사격 속사권총 금메달리스트인 박종길(69) 전 문화체육부 차관, 문대성(40.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등이 연고 지역에서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들 외에도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43)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여자역도 금메달리스트 장미란(33)도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출마설이 나돌았다.

새누리당은 프로바둑 기사 조훈현(63)과 산악인 엄홍길(56), 2010년 밴쿠버올림픽 피겨 여왕 김연아(26)에게도 입당의 손길을 뻗쳤으나 성사시키지 못했다. 조훈현은 ‘장고 중’인 듯하지만 엄홍길과 김연아는 본연의 일에 충실하겠다며 고개를 가로 저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의 계절을 앞두고 정당의 문어발식 촉수가 체육계에도 뻗치고 있는 것이다.
항간에 무성했던 박찬호의 출마설은 잦아들고 있다. 박찬호가 고향인 공주 지역에 출마할 것이라는 게 소문의 뼈대였다.
박찬호의 한 지인은 최근 “(박찬호의 출마설은) 사실이 아닐 것”이라며 “(박찬호가) 이쪽저쪽에서 그런 제안은 받는데 본인은 그런 의사가 전혀 없다. 공식 제안이라기보다는 지인을 통해서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비단 이번뿐만 아니라 예전부터 받았던 것 같다. 그쪽에는 관심이 없어 사양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일부 언론은 박찬호의 출마설을 거론하면서 당사자의 공식 언급이 없다고 했지만, 출마한다는 말을 한 적도 없는 박찬호가 굳이 해명할 필요도 없는 일이겠다.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머물고 있는 박찬호는 지난 2월 4일부터 9일까지 5박 6일 일정으로 SK와이번스 선수단이 스프링트레이닝을 차려놓은 미국 플로리다 캠프에서 후배 선수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특별과외’ 시간을 보냈다.
박찬호는 SK 선수단의 전지훈련지인 히스토릭 다저타운을 방문, 강의를 하거나 그라운드에 나가 선수들을 살펴보거나 훈련 뒤 숙소를 찾아가 조언을 건넸다는 후문이다. 박찬호는 또  20일 오후 2시 미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풀러턴시의 풀러턴대 야구장(Goodwin Field)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의 친선경기에서 시구를 할 예정이다.
정치적인 활동이 아닌, 아직은 야구인으로서의 ‘과외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의 출마설은 한낱 뜬소문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출마 예정인 체육인들 가운데 이만기는 경남 김해(을) 지역구 출마를 전제로 지난 1월 30일 김해에서 사무실 개소식을 가졌다. 그동안 이만기는 고향인 마산이나 김해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국회의원 선거에 몇 차례 나서 고배를 들었다. TV 출연 등으로 얻은 대중적인 인기를 표심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천 계양구(갑)에서 줄곧 터를 잡고 있는 김유동은 제15대부터 18대까지 줄기차게 국회 문을 두드렸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이 ‘4전5기’의 기회다.
새누리당 비례대표인 이에리사는 지역구로 옮겨 대전 동구(을)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다. 이에리사는 진작부터 언론계 인사들과 주위에 홍보물 뿌리며 밑밥을 깔았지만 대한체육회 김정행 회장 등과는 대립각을 세우며 불편한 관계였다.
박사학위 논문표절로 도덕성 논란의 표적이었던 문대성은 새누리당 탈당→복당→20대 총선 불출마 선언→번복,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권유로 인천으로 지역구를 옮기는 등 곡절이 많았다. 논문표절 사태가 불거졌을 때 ‘깨끗하고 당당한’ 체육인이 아닌 구차한 변명으로 빈축을 샀던 그가 인천 남동(갑)에서 다시 ‘입신’ 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박근혜 정권 들어 체육인 출신으로 문체부 차관으로 ‘양명(揚名)’, 체육계 비리 척결의 칼을 들어 눈길을 끌었던 박종길은 정작 그 자신이 운영해온 사격장의 명의변경 과정에서 공문서를 변조했다는 의혹 등으로 낙마했다. ‘오발탄’을 쏘았던 그는 전북 인산(을) 지역구 출마를 선언하고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출마를 선언한 체육인들은 하나같이 양지인 현 집권여당의 후보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개중에는 비리나 도덕성 시비에 휘말린 인사도 뒤섞여 있어 혼란스럽다.
너도나도 출마에 나선 체육인들에게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 될까, 아니면  ‘죽은 땅에서 라일락은 꽃피우는 달’이 될까. 지금 이 땅은 어지러운 세상이다.  ‘천치처럼 중얼거리며’ 4월이 다가오고 있다.
/OSEN 선임기자
사진 제공=SK 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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