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민우회, ‘본분금메달’ 정규 반대..“출연자 괴롭힌 프로”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6.02.17 16: 54

 여성민우회가 설 연휴 기간에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송된 KBS 2TV ‘본분금메달’ 정규편성을 반대하고 민원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여성민우회는 발표한 입장을 통해 ‘본분금메달’이 여성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확대 재생산하고 출연자를 괴롭힌 프로그램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여성민우회는 지난 16일 공식 홈페이지와 SNS에 ‘’본분금메달‘ 정규편성에 반대한다’는 제목에 글을 올렸다. 여성민우회가 공개한 글에서는 “지난 10일 KBS 2TV에서 방송된 ‘본분 금메달’은 “대한민국 아이돌의 본분은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되는 방송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체력테스트, 상식테스트, 섹시 댄스 테스트, 개인기 테스트, 집중력 테스트 등의 허가 테스트가 있는데, 이보다는 무허가 반전 테스트를 통해 여성 아이돌의 본분을 확인한다는 내용입니다“라고 ‘본분금메달’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 여성민우회는 구체적인 예를 들어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인 허가 테스트와 무허가 반전 테스트의 내용을 자세하게 소개하며 제작진의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처음으로 체력 테스트를 한다며 철봉에 오래 매달리기를 했지만, 이는 체력 테스트가 아닌 비주얼 유지 테스트였습니다. 철봉에 오래 매달리려면 필연적으로 표정이 일그러지게 되는데 ‘여자 아이돌’이라면 이런 상황에서도 예쁜 표정으로 일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라고 체력테스트와 제작진의 숨은 의도에 대해서 언급했다.

“두 번째도 상식테스트를 한다며 바퀴벌레 다리가 몇 개인지 물어보지만, 이는 이미지 관리 테스트를 위한 것으로 출연자가 대답을 하는 순간 바퀴벌레 모형을 던져 누구의 놀라는 표정이 가장 예쁜지 확인을 합니다.이 테스트를 통해 제작진이 말하는 여성 아이돌의 본분은 예쁜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 테스트는 섹시 댄스 테스트로 단상에 올라가 춤을 추게 합니다. 하지만 이 테스트 또한 섹시 댄스 테스트가 아니었고, 단상에 설치된 체중계를 통해 여자 아이돌의 몸무게를 확인하고, 측정된 몸무게와 프로필 상의 몸무게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비교하는 정직도 테스트였습니다.”
그리고 개인기 테스트는 1:1 개인기 대결에서 상대의 개인기를 보고 얼마나 리액션을 잘하는지 확인하는 테스트였고, 캔으로 탑 쌓기를 하는 집중력 테스트는 탑 쌓기를 방해한 후 이들이 분노조절을 잘하는지 알아보는 테스트였습니다“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계속된 글을 통해 여성민우회는 제작진의 의도를 분석하고 ‘본분금메달’의 문제점으로 여성 아이돌을 가수로 대하지 않고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확대 재생산 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면서 “‘본분 금메달’은 위의 테스트를 통해 여자 아이돌의 본분은 예쁘고, 날씬해야 하며, 늘 리액션을 잘 해줘야 하고, 화를 내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내용은 출연자들이 ‘여성’ 아이돌이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라고 여성 아이돌의 열악한 처지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여성은 예쁘고 날씬하고 친절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입니다. 또한 여자 아이돌을 가수로서의 능력을 보여주는 존재가 아닌, ‘보기 좋은 꽃’ 같은 존재로 전락시키고, 이는 여자 아이돌 나아가서는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확대 재생산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와 같은 방송의 내용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30조를 위반한 것이기에 방송민원을 제기하였습니다”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끝으로 여성민우회는 ‘본분금메달’ 편성권한을 가진 KBS와 방송 내용에 대한 감독권한을 가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당부의 말을 전했다. 여성민우회는 “‘본분 금메달’은 방송 직후 시청자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았고, 언론에서도 이를 비판하는 기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이는 ‘본분 금메달’이 재미를 위해 출연자를 괴롭힌 프로그램이라는 점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여론을 반영하여 이러한 프로그램이 계속되지 않을 수 있도록 엄중한 심의를 해줄 것을 기대합니다. 더불어 KBS가 공영방송으로서의 본분을 지켜 ‘본분 금메달’을 정규편성하지 않길 요구합니다”라고 글을 끝맺었다./pps2014@osen.co.kr
[사진] '본분금메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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