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km’ 김광현, 6:3:1 키워드 야망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2.28 06: 22

최고 150km, 정상적 컨디션 과시
공 들인 체인지업, 현실 안주는 없다
SK 에이스 김광현(28, SK)이 첫 실전 등판을 마쳤다. 정상적으로 올라오는 몸 상태를 과시했다. 올해 캠프에서 시도하고 있는 키워드도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성공한다면 큰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광현은 27일 일본 오키나와 이시카와 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연습경기에 0-0으로 맞선 5회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 동안 안타 2개를 맞았으나 탈삼진 1개를 기록하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빠른 공 최고 구속은 벌써 150㎞가 나왔다. 김용희 SK 감독은 “첫 등판이라 어깨에 힘이 들어가긴 했지만 볼에 힘이 있었다”고 반겼다.
“첫 실전이라서 그런지 불펜 피칭 때보다 밸런스와 컨트롤이 좋지 않았다”라는 김광현의 말대로 어디까지나 점검에 의의를 둔 등판이었다. 그런데 한 가지 주목할 만점은 있었다. 바로 구사한 구종이다. 김광현은 이날 주무기인 슬라이더, 지난해를 통해 ‘제 3구종’로 자리 잡은 커브를 하나도 던지지 않았다. 빠른 공 16개, 체인지업(최고 133㎞) 5개만을 던졌다.
김광현은 “구속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오늘 직구와 체인지업 두 구종만 던진 것은 체인지업을 좀 더 많이 던져보고 가다듬기 위함이었다. 계획대로 캠프 준비를 잘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의도적으로 슬라이더를 던지지 않고 체인지업만 구사한 것은 캠프의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김광현의 이번 캠프도 ‘체인지업’에 초점이 맞춰진 채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김광현은 이번 캠프에서도 체인지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광현은 “예년에는 불펜피칭을 할 때 빠른 공 7, 변화구 3의 비율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빠른 공 6, 변화구 4의 비율로 변화구 구사 비율을 좀 더 높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 변화구 구종의 비율도 사뭇 달라졌다. 김광현은 “변화구가 4라면, 그 중 체인지업이 3”이라고 이야기했다.
김광현은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 그리고 140㎞에 이르는 고속 슬라이더로 리그를 평정했다. 두 구종만 있어도 충분히 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 위력이 있다. 그러나 최근 2년간 커브와 체인지업 등 다른 구종을 장착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상대 타자들이 슬라이더를 노리고 들어오고 있다는 점, 예전보다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진 점 등 이제는 슬라이더 하나로는 어려운 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슬라이더는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기 위해 가장 좋은 구종이기는 하지만 슬라이더에 초점을 맞춘 타자들이 속지 않으면 투구수가 불어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상대의 허를 찌를 수 있는 다른 변화구가 필요해진 것도 사실. 지난해는 고교 시절 잘 던졌던 커브의 감을 찾으며 보완점을 마련했다면, 올해는 체인지업의 완성도를 높여 무기를 하나 더 늘리겠다는 게 김광현의 생각이다. 장기적인 롱런과도 관계가 있는 대목이다.
김광현은 “예전에는 언론에 체인지업을 비롯한 다른 변화구를 던지겠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그러지 않겠다. 경기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라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발전을 꿈꾸는 김광현이다. 그 결과는 경기에서 드러나겠지만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노력은 의미가 클 수 있다. 결과까지 좋다면, 어느 때보다 컨디션이 좋은 올해는 큰 일을 저지를 수 있을지 모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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