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프로듀스101’ 내 딸 김소혜? 아프지만 현실이다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03.05 12: 55

'내 딸 김소혜’라는 말까지 나온다. Mnet ‘프로듀스101’에 출연 중인 연습생 김소혜의 분량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지적이다. 이에 그는 실력이 부족함에도 불구, 11인 멤버 안에 포함됐으며, 늘 투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는 오름세까지 꾸준하다.
편파적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겠으나, 이 또한 이 시대 걸그룹들이 처한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케이스다. 미디어의 조명을 받고 긍정적인 면이 부각될수록 더욱 큰 인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셈. 이는 실력을 초월한다는 것 역시 아프지만 현실이다.
‘프로듀스101’은 오늘날 걸그룹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짚어낸다. 데뷔를 목표로 하는 연습생들을 모아놓고 경쟁을 붙였는데, 선택을 대중의 몫으로 돌렸고, 이에 결과는 시청자들의 취향을 그대로 반영한다. 어떤 스타일의 연습생이 대중의 지지를 받는 지 알 수 있다는 것. 이에 현시대 대중이 원하는 걸그룹상을 살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물론 제작진의 편집과 방송에 등장하는 분량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 조차 무서울 정도로 현실적이다. 모두에게 균등한 기회가 돌아가지 않는 현실이지 않은가. 운과 미디어의 영향도 크게 받는다는 것을 참여 중인 연습생과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 중심에 선 인물이 김소혜다. 레드라인 소속의 그는 애초 이 프로그램이 걸그룹을 뽑는 오디션이라는 것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춤은 물론 노래까지 다른 연습생들에 비해 형편없었고. 나름의 귀여운 구석은 있었지만 쟁쟁함 참가자들 사이에서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는 그의 모습은 ‘병맛’에 가까웠다.
관심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런데 꾸준히 연습하며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이 포착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대중의 관심도 증폭됐다. 이후에는 방송 분량이 늘고 득표수도 증가하더니 1차 방출자를 결정할 시기에는 11위 안에 안착했다. 지난 4일 방송에서는 댄스 퍼포먼스 포지션에서 강미나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기도 한 바다. 실력과 매력을 고루 갖춘 연습생들이 즐비했지만 아무런 준비가 안 돼 있던 김소혜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게 현실이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듯, 데뷔 역시 성적순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되는 계기가 필요하고, 그 기회를 어떻게 이어 가느냐도 중요하다. 이를 비추는 미디어의 영향력은 말할 것도 없고.
김소혜는 ‘프로듀스101’ 측에서 봤을 때 드라마를 만들어낼 수 있는 요소들을 고루 갖춘 인물. 제작진은 이 캐릭터를 제대로 살려내는 연출로 스토리를 구성해가고 있는 것이다. 제작진 입장에서 김소혜를 굳이 띄워줄 필요가 없다.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구성하려는 것이고 여기에 김소혜라는 인물이 주인공처럼 쓰이고 있을 뿐이다.
미디어라는 것이 그렇다. 대중들 사이에서 화제가 될수록 집중조명 할 수밖에 없는 노릇. 실력이 없거나 화제성이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외면당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현실이다. 제한 된 방송 시간에 모든 연습생들에게 평등하게 시간을 배분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이 프로그램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김소혜는 오늘날 미디어와 걸그룹 연습생들이 처한 현실이 만들어낸 최대 수혜자가 아닐까./joonamana@osen.co.kr
[사진] '프로듀스 101' 제공.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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