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태후', 소문난 잔치 끝까지 먹을 게 많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6.03.29 16: 43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3일 연속 스페셜 방송으로 '역대급' 팬서비스에 나선다. '태양의 후예'는 한동안 케이블 채널에 주도권을 빼앗겼던 지상파 드라마의 자존심을 톡톡히 세워준 작품이다. 보통 인기가 많았던 방송은 종영 후 한 회에서 두 회 정도 스페셜 방송을 편성하는데, '태양의 후예'의 경우 3일이라는, 이례적으로 긴 시간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29일 KBS 관계자에 따르면 '태양의 후예'는 다음달 14일 16부로 종영한 후 20일과 21일, 22일 3일 연속으로 스페셜 방송이 편성된다. 앞의 이틀에는 하이라이트 영상이 공개되며,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에필로그 형식의 메이킹필름이 방송된다. 
'태양의 후예'는 한동안 불씨가 꺼진 듯 했던 지상파 드라마의 저력을 보여준 작품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대가 김은숙 작가와 '여왕의 교실'을 집필한 김원석 작가가 합을 맞춘 짜임새 있는 대본, 송중기와 송혜교 등 톱스타 캐스팅이 시너지를 내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가장 최근의 시청률은 31.6%로, 전반적으로 시청률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지상파 채널에 생기를 불어넣은 결과다.  

'태양의 후예'는 '소문난 잔치 먹을 게 없다'는 옛말을 확실히 뒤집는 결과를 보여줬다. 유명 작가와 톱스타의 만남은 웬만해서는 '중박' 이상의 결과물을 내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다고 해도 늘 '대박'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청자들의 입맛은 시류에 따라 빨리 변해가기 때문. 최근 들어 케이블 채널에서 범죄나 SF 등 장르적 특성이 뚜렷한 작품들이 '영화 같은 드라마'라는 별명 속에 인기를 얻고 있어 드라마의 방영 초반 우려가 없을 수 없었다. 
그러나 김은숙 작가와 '송송커플'은 시청자들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이 드라마는 전회 사전제작으로 제작돼 중국 TV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동시에 방송됐고, 그 결과 한국을 넘어 중국에서도 신드롬을 일으켰다. 한국에서는 '아내가 '태양의 후예'를 볼 때 잠자코 있으라'는 남편들의 행동 강령이 우스갯소리로 유행했고, 중국에서는 '태양의 후예'로 인해 부부싸움이 증가했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인기가 높은 드라마니, 종영이 가까울수록 시청자들의 아쉬움이 클 것은 불보듯 뻔한 이야기다. 스페셜 방송 3일이라는 이례적인 편성은 뜨거운 시청자들의 사랑에 나름대로 응답을 하려는 방송사의 배려일 수 있다. 물론, 본방송보다 스페셜 방송의 시청률이 더 높은 경우는 거의 없지만, '태양의 후예'의 경우에는 다른 결과를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  /eujenej@osen.co.kr
[사진]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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