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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과 김경문, 너무 다른 신인 육성법

[OSEN=한용섭 기자] 2016시즌 프로야구 개막 엔트리에 신인은 5명이 포함됐다. 그 중에 투수는 단 2명, 한화 김재영(23)과 NC 박준영(19)이었다. 현재도 두 선수는 1군 엔트리에 포함돼 있다.

그런데 이들 신인 투수를 놓고 김성근 한화 감독과 김경문 NC 감독의 육성 방법은 판이하게 다르다. 선발(김재영)과 불펜(박준영)의 처지가 다르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한쪽은 원칙없는 투수 운영에 더욱 자신감을 잃어가는 모양새, 다른 한쪽은 체계적인 기용 방안과 배려 속에 프로 무대에 서서히 적응하고 있다.

김재영은 시범경기에서 뛰어난 성적을 보였다. 15이닝 1실점 11사사구 평균자책점 0.60. 시즌 초반 선발 공백이 생겨 선발진의 한 명으로까지 꼽혔다. 그리곤 개막 두 번째 경기인 2일 LG전에 선발 등판했다. 데뷔 첫 경기 내용은 별로였다. 1⅔이닝 4피안타 2볼넷 3실점으로 조기 강판. 그런데 3일 쉬고 다시 선발로 등판했다. 투구수가 적어서 정상적인 선발 로테이션이 아닌 변칙 기용된 것이다. 6일 넥센전 선발로 나와 1⅔이닝 2피안타 4사사구 1실점으로 2회를 채우지 못했다.

김성근 감독은 두 차례 선발로 내세운 김재영에 대해 지난 7일 "자기 볼을 제대로 던지지 못한다. 위축돼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며 "(선발을)한 번 더 해보고 안 되면 조정해야 한다"고 향후 활용법을 밝혔다. 그런데 김재영은 9일 NC전에서 팀의 3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 6회 선두타자 김성욱의 헬맷을 맞히고는 '헤드샷' 퇴장 조치를 당했다. 한 번 더 선발 기회는 없었고, 바로 불펜으로 투입됐다.

김재영의 성적은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27. 3⅔이닝 동안 볼넷 6개와 몸에 맞는 볼 2개로 사사구가 8개에 달한다. 제구력 난조는 시범경기에서도 15이닝 11개의 사사구에서 보듯이 좋은 편은 아니다.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배짱 두둑한 투구가 사라졌고, 자신감마저 잃은 기색이 역력하다.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아직 프로 경험이 일천한 신인을 선발로 내세웠다가 조기 강판, 사흘 쉬고 선발 그리고 이틀 쉬고 불펜 등판의 과정을 겪게 했다. 감독의 선수 운용법이 선수로 하여금 위축되게 한 측면도 없진 않아 보인다.

처음부터 선발을 맡긴 것이 아쉽다는 얘기는 아니다. 한화는 시즌 초반 선발진의 로저스, 안영명 등이 컨디션 난조로 빠져 있다. 선발 요원이 시급한 사정이었다. 하지만 선발로 내세웠다면 어느 정도 맞더라도 믿고 기다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김성근 감독은 여전히 선발과 불펜의 경계없는, '내일이 없는' 야구를 한다. 원칙이 불분명한 투수 운용에 신인도 예외는 없었다는 것이 아쉽다.

박준영은 시범경기에서 10경기 10⅔이닝 2실점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했다. 개막엔트리에 포함된 그의 역할은 불펜의 추격조였다. 처음부터 부담없는 점수 상황(뒤지거나, 크게 앞서거나)에 등판해 프로 선배들을 상대로 자신의 공에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이다. 확실한 역할을 맡겨서 맞으면서 성장하게끔 했다. 김경문 감독은 "신인 투수가 곧바로 프로 선배들을 상대로 버겁기 마련이다. 서서히 적응시켜 나가야 한다"고 했다.

박준영은 지난 2일 KIA전에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김재영과 같은 시즌 두 번째 경기, 그러나 상황은 달랐다. 0-3으로 뒤진 6회, 하위타순인 8번 상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위타순, 고졸 루키에게 최대한 배려한 첫 등판이었다. 박준영은 두 타자 상대로 삼진 1개를 뺏어내면서 무피안타 무실점, 부담스런 프로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5일 두산전에서도 2-6으로 뒤진 시점에 등판했다. 5회 2사 1,3루에서 9번 김재호 타석. 박준영은 2B-2S에서 커브를 승부구로 던져 타이밍을 흩트렸고, 김재호는 허리가 빠진 채 툭 건드려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1⅓이닝 무실점. 박준영의 세 번째 등판은 팀이 크게 앞선 상황이었다. 7일 두산전 8-1로 앞선 7회 등판해 1~3번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우는 자신감 넘치는 피칭을 했다. 10일 한화전에선 1-2로 뒤진 7회 1사 후 등판해 2⅓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4경기 5⅓이닝 동안 1피안타 6탈삼진 평균자책점 0이다. 김경문 감독은 10일 박준영이 교체돼 덕아웃으로 들어오자, 박준영에게 다가가 주먹을 맞부딪치며 격려했다. 이례적인 장면이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과거 선동열 감독이 팀을 지휘할 때 신인 투수는 최대한 부담이 없는 크게 뒤지거나 크게 앞선 상황에서 기용하더라. 신인 투수가 조금이라도 편하게 던지게끔 하는 것이다. 나도 그런 점은 따라한다"고 말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프로 무대에 신인 투수가 단번에 자리를 잡는 것은 드물다. 과거 류현진, 김광현 같은 영건들이 튀어나오지 않고 있다. 고교 혹은 대학에서 뛰어난 선수들도 프로에 와서는 1~2년 담금질을 거쳐서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요즘 추세다. 신인 투수를 대하는 방법이 세밀하고 체계적이라면 성공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orange@osen.co.kr

[사진] NC 박준영과 한화 김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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