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뷰티 인사이드'(백감독 감독)는 지난해 개봉한, 몇 안 되는 흥행 멜로 영화였다. 2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이 영화의 성적은 근래 맥을 못 추던 멜로 영화의 명맥을 다시 살려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었다.
'뷰티 인사이드'의 성공은 매일 다른 사람의 얼굴과 몸으로 바뀌는 남자의 이야기, 라는 특별한 소재 덕이 컸다. 이 신선한 소재를 위해서는 여러 배우들이 매일 얼굴이 달라지는 남자주인공 우진 역을 연기해야 했는데 배우 이진욱부터 박서준, 박신혜까지 다(多)인 1역을 맡은 화려한 배우 라인업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1940년대, 다시 만난 '뷰티 인사이드' [해어화①]](https://file.osen.co.kr/article/2016/04/11/201604110117777250_570ac15d33c56.jpg)
한효주, 유연석, 천우희는 '뷰티 인사이드'에서 처음으로 작품을 함께 했다. 세 사람은 영화에서 각기 의미있는 역할을 맡았는데, 한효주가 여주인공으로 정면에서 극을 이끌었다면, 유연석은 엔딩 장면에서 남자주인공 우진 역을 맡아 깊은 여운을 줬다. 또 천우희는 여자의 모습이 된 우진으로 한효주 주변을 맴돌며 묘한 설렘과 애틋함을 남기기도 했다.
'뷰티 인사이드'에서 세 명이 두 주인공의 멜로 연기를 해야 했다면, '해어화'(박흥식 감독)에서는 각기 다른 세 캐릭터의 본격적인 삼각관계를 그린다. 그리고 얼핏 평범해 보이는, 더 나아가 순진무구해 보이기까지 한 이 삼각관계 설정이 '해어화'의 매력이다. '해어화'는 진부할 수도 있는 삼각관계를 한 여자의 시점으로 충동적이고 왜곡되게 그린다는 점이 매우 흠미롭다. 또 셋의 관계가 단순한 멜로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점에도 의미가 있다.
더불어 충무로 청춘 배우들 중에서도 가장 믿음직한 연기를 보여주는 축에 속하는 한효주, 유연석, 천우희의 안정적인 연기력은 '해어화'의 큰 무기 중 하나다. '뷰티 인사이드'에서 사랑스러운 연인의 모습이었던 한효주는 1940년대, 예인을 꿈꾸던 순수했던 소녀가 팜므파탈로 변해가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착하고 다정한 우진 그 자체였던 유연석은 꿈꾸던 뮤즈의 등장에 흔들리는 예술가의 모습을, 여자 모습을 한 남자였던 천우희는 노래로 사람들을 위로하는, '조선의 마음'이 되길 원하는 재능 넘치는 가수의 모습을 올곧게 그려낸다.
2015년 '뷰티 인사이드'를 이끌었던 세 배우는 운명처럼 2016년, 또 다른 멜로 '해어화'에서 다시 만났다. 이번엔 현대극이 아닌 1940년대를 그리는 시대극이다. 둘은 여러 모로 다른 점이 많은 작품이지만, 결국 멜로 영화가 성공하기 어려운 시대, 색다른 소재로 정면승부를 건 작품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해어화'도 '뷰티 인사이드'처럼 관객들의 관심을 받는 데 성공할까? 일단, 독특한 소재와 배우들의 연기력, 매력 면에서는 모자람이 없다. 영화의 흥행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해어화' 포스터,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