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저씨' 오연서, 시청률 3%로 보내긴 아까운 연기 [종영②]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6.04.15 06: 39

거침없이 망가졌다. 여자로 환생한 남자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이보다 잘해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매끈하게 캐릭터를 소화했다. 낮은 시청률로 묻히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오연서의 연기자.
오연서는 지난 14일 종영된 SBS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극본 노혜영, 연출 신윤섭)에서 천국행 열차에서 뛰어내려 여자로 환생하게 된 한홍난 역을 맡아 열연했다. 즉 한기탁(김수로 분)의 영혼을 가진 여자다. 이 황당한 설정과 과도한 코믹 에피소드를 납득시키는 것은 오연서의 연기였다. 그간 쌓아온 내공을 이번 작품을 통해 폭발시키면서 웃음도 감동도 줬다.
한홍난 캐릭터는 쉽지 않았다. 한기탁이 되살아난 캐릭터인 만큼 남자의 내면을 연기해야 했고, 송이연(이하늬 분)과도 애틋한 감정을 연기해내야 했다. 사실 오연서가 그간의 작품에서 보여준 연기가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지는 않았지만, 2회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그녀는 단번에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도도한 여배우는 없었다. 거침없이 망가지고, 내숭 없는 코믹연기가 극을 살려냈다. 갑작스럽게 남자에서 여자가 된 당혹감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과감하게 망가지고 적당하게 오버하면서. 오연서가 그동안 많은 캐릭터를 연기해냈지만 이번 작품에서 만난 홍난을 통해 분명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이다.
한홍난 캐릭터가 웃음만 준 것은 아니다. 풀어야 할 일들이 많아서 다시 이 생을 택한 만큼 송이연과의 일이나 동생 신다혜(이민정 분)과의 일을 푸는 과정에서는 뭉클한 감동을 줬다. 첫사랑 송이연과의 애틋한 러브라인과 다시 만났지만 다가갈 수 없는 동생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잘 어우러졌다.
오연서는 한홍난을 연기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강약 조절로 더 사랑스럽고 아련한, 여운이 남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정지훈과 이하늬, 이태환 등 배우들과의 어울림이 있었고, 오연서가 가진 잠재력도 컸다.
'돌아와요 아저씨'는 초반부터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밀리면서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는데,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 오연서의 재발견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는 충분했다. 거침없이 망가지면서도 선을 유지하고, 여배우로서의 이미지가 아닌 캐릭터에 푹 빠진 모습. '돌아와요 아저씨' 이후의 오연서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seon@osen.co.kr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