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공수 맹활약으로 두산 1위 견인
2년 연속 황금장갑, 명실상부 최고 포수
"의지가 리드를 잘 해줬다".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지난 14일 대전 한화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뒤 꺼낸 말이다. 투수들이 승리한 날 함께 호흡을 맞춘 포수에게 공을 돌리는 건 의례적이다. 하지만 적어도 두산 투수들의 말은 형식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그 포수가 바로 명실상부한 KBO리그 최고의 안방마님 양의지(29)이기 때문이다.
그 전날 구원승을 거둔 오현택은 "의지 사인대로 던지니 결과가 좋았다. 의지 사인에 전부 오케이했다. 한 쪽 코스뿐만 아니라 높낮이까지 볼 배합을 한다"며 "의지는 머리가 좋아서인지 워낙 볼 배합을 잘한다. 우리팀 투수들이 전적으로 의지에게 사인을 다 맡기고 던진다"고 할 정도로 절대적인 신뢰다.
현역 시절 포수 출신의 김태형 두산 감독도 양의지 걱정은 전혀 하지 않는다. 김 감독은 "양의지가 계속 잘하고 있다. 투수 리드나 볼 배합은 의지가 하는 대로 다 맡겨놓는다. 투수들도 의지를 믿고 따르고 있고, 거기에 대해 따로 말하지 않는다. 알아서 잘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12일 한화전에는 1점차로 쫓긴 6회 무사 만루에서 순간적인 판단으로 3-2-5 더블 플레이를 유도, 한화의 추격 흐름을 끊기도 했다. 적장인 김성근 한화 감독도 그 상황에 대해 "양의지가 참 잘 봤다. 보통 1루만 볼 텐데 3루로 승부하더라"고 인정할 정도였다.
기록적으로도 양의지의 리드 아래 두산 마운드는 팀 평균자책점 3위(4.01)에 랭크돼 있다. 강한 어깨, 정확한 송구 능력을 바탕으로 도루 저지에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7개 도루를 허용하면서 4번을 잡아내며 도루저지율 3할6푼4리를 기록 중인 것이다.
여기에 타격까지 뛰어나다. 시즌 11경기 39타수 11안타 타율 2할8푼2리 3홈러 12타점 5볼넷 3삼진 OPS .955의 수준급 성적을 찍고 있다. 특히 팀 내 최다 3개의 결승타에서 나타나듯 중요할 때 결정력을 보여주며 두산의 1위(7승3패1무)를 이끌고 있다.

양의지는 "(강)민호형이 있다"며 현역 최고 포수라는 말에 손사래부터 친다. 하지만 최근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차지했고,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과 프리미어12 우승으로 큰 경기에서도 최고 순간을 맛봤다. 풀타임 주전 7년차가 된 올해는 점점 완벽한 포수가 되어가고 있다. 두산의 1위 질주 그 중심에 양의지가 존재한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