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코가 찍은 남자, 김지수 “내 장점은 컨택과 수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4.29 05: 56

한화 로저스·안영명 등 1군 투수 상대 홈런포
프랑코가 인정한 잠재력으로 경쟁 합류
28일 롯데 자이언츠의 연습 구장이자 퓨처스리그 홈구장인 김해 상동구장.

이날 상동구장에는 정규시즌에 버금가는 관심이 쏠렸다.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퓨처스 리그가 열렸는데 한화의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31)가 팔꿈치 통증을 딛고 첫 실전 등판을 펼치는 날이었다. 한화에서는 안영명(32)도 이날 실전 등판이 예정돼 있었다. 롯데 역시 토종 에이스 송승준(36)이 햄스트링 통증 이후 첫 재활 등판을 가졌다. 1군 경기 못지않은 긴장감이 형성됐고 취재진이 대거 몰린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날 퓨처스리그의 주인공은 로저스도, 안영명도, 송승준도 아니었다. 바로 롯데 자이언츠의 2년 차 외야수 김지수(20)였다. 김지수는 3회말 난공불락 같았던 로저스를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터뜨린 뒤 5회에는 안영명의 공을 통타해 우중월 솔로포를 기록했다. 연타석 홈런. 이날 김지수는 3타수 3안타(2홈런) 4타점 1볼넷 활약을 펼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지수의 성적은 16경기 타율 2할5푼8리(31타수 8안타) 2홈런 10타점.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롯데의 퓨처스 타격코치인 훌리오 프랑코 코치는 그를 콕 찍으며 재목으로 인정했다.
프랑코 코치는 지난 6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팀 선수 가운데 오늘 당장 미국 무대에 진출하면 3년 뒤 메이저리거가 될 재목이 있다. 바로 김지수다. 5툴 플레이어로서 성공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말로 무궁무진한 잠재성을 평가했다.
경기 후 잠시 취재진과 만난 김지수는 앳되면서도 풋풋함이 있었다. 이날 홈런을 쳤던 비결에 대해 묻자 “로저스를 상대할 때는 대기 타석에서 초구 하나만 보고 쳐야겠다고 했는데 초구 직구를 노렸더니 타이밍이 맞아 넘어갔다고 봤다”면서 “두 번째 타석 홈런 때는 직구 타이밍에 배트가 나갔는데 슬라이더 들어왔다. 그런데 슬라이더가 타이밍이 맞아서 운 좋게 홈런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잠재력은 인정받고 있지만 아직 그의 신분은 육성선수다. 유신고를 졸업한 뒤 대학 진학과 프로 진출을 고민한 김지수는 결국 프로의 길을 택했다. 정식 선수는 아니지만 그는 후회하지 않는다. “대학보다는 프로를 택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많이 배우고 체득할 수도 있고 지난해 대만 마무리캠프에서도 1군 최만호 코치님이 ‘남들보다 빨리 프로 온 것이 너한테는 잘 된 일이었던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는 것이 김지수의 말이다.
프랑코 타격코치의 조언도 김지수의 성장에 자양분이 되고 있다. 김지수는 “프랑코 코치님께서 하체 중심의 스윙을 강조하신다. 자세도 좀 더 안정이 된 것 같다”면서 “코치님께서 ‘너는 스윙도 좋으니까 공만 잘 봐라’고 말씀 하신다”고 전했다. 선구안이 좀 더 향상되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학교 선배인 정수빈 선수가 롤 모델"이라고 밝힌 김지수는 자신이 1군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무기에 대해서 “컨택과 수비만큼은 자신 있다”고 말하며 의욕을 보였다.
롯데의 외야 자원은 탄탄하다. 손아섭과 짐 아두치, 그리고 최근 맹활약 중인 김문호가 버티고 있고 퓨처스에서도 오현근, 박헌도, 김민하, 김재유가 포진해 있다. 당연히 무서운 경쟁체제가 형성됐다. 여기에 김지수라는 신예 자원까지 가세했다. 과연 김지수가 롯데의 외야 경쟁을 뚫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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