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 고든 파문에 ‘노코멘트’ 침묵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4.30 06: 34

아꼈던 동료의 약물 파동에 할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 스즈키 이치로(43, 마이애미)가 디 고든(28)의 출장 정지에 말을 아끼며 충격을 드러냈다.
LA 다저스 원정에서 쾌조의 연승을 거둔 마이애미는 29일(이하 한국시간) 경기 후 충격적인 소식을 받아들였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고든에게 80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는 소식이었다. 죄명은 경기력 향상 약물(PED) 복용이었다.
MLB 사무국에 따르면 고든은 이번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로 규정된 테스토스테론과 클로스테볼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ESPN 등 일부 언론은 고든이 이미 스프링캠프 당시 도핑테스트에서 이러한 사실이 적발됐으며 항소 끝에 이날 징계가 확정된 것이라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이치로와 고든은 마이애미 클럽하우스에서 좋은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고든은 이치로를 자신의 ‘롤모델’이라고 칭하며 함께 뛸 수 있는 것에 대해 영광이라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했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 대해 이치로는 현지 및 일본 언론의 질문에 “이야기할 것이 없다”라고 짧게 답했다. 일본의 ‘데일리스포츠’는 ‘라커룸 의자에 가만히 앉아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이치로의 모습이 충격의 크기를 말해주고 있었다’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고든은 29일 메이저리그 선수노조를 통해 성명서를 내고 이번 사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고든은 “의도적으로 해당 약물을 복용한 것이 아니다. 항상 이런 사태를 피하기 위해 조심해왔고, 야구 경력에서 20번 이상의 테스트를 통과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라고 다소간 억울함을 드러내면서도 “실수를 저질렀고 징계를 수용한다”라고 밝혔다.
고든의 징계는 30일부터 곧바로 적용되며 시즌 막판에야 팀 전력에 합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고든과 5년간 5000만 달러의 연장 계약을 맺었던 마이애미로서는 난감한 처지가 됐다.
많은 언론과 팬들은 고든의 금지약물 복용 시점을 놓고 추측 게임을 벌이고 있다. 2011년 LA 다저스에서 MLB에 데뷔한 고든은 빠른 발로 큰 주목을 받았던 선수다. 2011년에는 56경기에서 24도루, 2012년에는 87경기에서 32도루를 기록했다. 그러나 걸음 외에는 확실한 장기를 보여주지 못하며 다저스의 스타 선수들 속에서 고전했다.
그런 고든은 2014년 148경기에서 타율 2할8푼9리, 64도루, 2015년에는 145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와 58도루를 기록해 리그를 대표하는 리드오프로 거듭났다. 트레이드를 통해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은 지난해에는 리그 타격왕·실버슬러거·골드글러브를 동시에 거머쥐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2년의 성적이 ‘약물’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품고 있다. 급격히 성적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도핑테스트가 진행된 후인 올 시즌 초반 성적이 썩 좋지 않다는 점도 의심스럽다. 고든은 올해 21경기에서 타율 2할6푼6리에 그쳤고 OPS(출루율+장타율)는 지난해 0.776에서 올해 0.629로 추락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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