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 5승' 마리몬, 제구 잡고 승리 아이콘 등극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6.05.07 05: 59

6경기 5승으로 리그 2위-팀 내 1위
기대 이상의 슬라이더-체인지업
kt 위즈 외국인 투수 슈가 레이 마리몬(28)이 ‘승리의 아이콘’으로 거듭나고 있다.

kt는 최근 토종 투수들이 선발 등판하는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최근 10경기에서 3승 7패를 기록 중인데, 그 중 마리몬이 2승, 트래비스 밴와트가 1승을 합작해 만들어낸 승리였다. 시즌 전체를 놓고 봐도 토종 투수가 선발승을 기록한 건 정대현의 1승뿐이다. 그만큼 외국인 투수들의 비중이 어느 팀보다도 큰 게 kt다. 특히 마리몬은 선발 등판한 6경기서 5승을 따냈다.
마리몬의 시작은 다소 불안했다. 시범경기 3경기서 평균자책점 7.07로 다소 부진했다. 그러나 시범경기인 만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조범현 감독도 “외국인 투수들은 5~6경기는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규시즌에선 오락가락 피칭이었다. 첫 2경기에서 13이닝 4실점을 기록하며 모두 승리를 따냈다. 그러나 이후 2경기 연속 5실점의 기록. 제구가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4월 30일 잠실 LG전에선 6이닝 2실점 호투하며 시즌 4승째. 하지만 사사구 4개를 기록할 정도로 제구에는 역시 기복이 있었다. 경기 초반 크게 흔들리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팀이 3연패에 빠진 순간 마리몬의 제구가 돋보였다. 6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62.6%로 이전 5경기(55.4%)보다 훨씬 좋았다.
주무기로 활용한 체인지업, 슬라이더의 구위도 위력적이었다. 마리몬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우타자에게 피안타율 2할3푼, 좌타자에게 1할9푼을 기록하고 있다. 어느 한쪽이 크게 약한 모습이 없는데 이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적절하게 활용하기 때문. 마리몬은 6명의 우타자가 포진한 한화 타선을 상대로 슬라이더 위주의 피칭을 했다. 이전 5번의 등판에선 슬라이더보다 체인지업을 더 많이 던졌으나 한화를 맞아 슬라이더를 더 많이 구사했다.
마리몬은 경기 후 “한화 타선에 오른손 타자가 많았다. 전력 분석을 할 때도 슬라이더 각이 크니 많이 쓰자고 이야기를 했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야구에 대한 적응도 조금씩 하고 있다. 마리몬은 “한국 타자들이 확실히 미국 타자들보다 공을 많이 보고 콘택트를 잘 한다는 걸 느꼈다”면서 “지금은 적응하는 과정인데, 이제 조금씩 어떻게 던져야할지 알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마리몬은 팀의 연패를 끊으며 6경기서 5승째를 따냈다. 이는 리그에서 더스틴 니퍼트(두산, 6승)에 이어 에릭 해커(NC)와 공동 2위의 기록이다. 그러나 마리몬은 "매 경기 집중하는 게 내가 할 일이다. 투수들 모두 승리를 원할 것이다. 하지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내 할 일만 잘 하면 될 것이다. 따라서 얼마나 더 승리를 기록할지는 숫자로 표현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시즌 초 외국인 투수 3명 중 마리몬의 활약에 가장 물음표가 붙었다. 하지만 마리몬은 ‘승리의 아이콘’으로 거듭나며 서서히 그 의문을 지우고 있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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