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칸 레터] 천우희 "'곡성', 친오빠도 미끼 물었대요" [인터뷰]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6.05.21 09: 00

 '곡성'은 칸의 관객들도 현혹시켰다. 지난(현지시각) 19일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곡성'의 공식 상영회를 보고 나온 관객들은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 영화에 대해 이런저런 토론을 하며 극장을 빠져나왔다. 그만큼 영화는 한국 관객들 뿐 아니라 외국 관객들을 혼란에 빠트릴 만큼 흥미로웠다. '
천우희는 이번 제69회 칸 영화제 비공식 부문으로 초청된 '곡성' 팀의 홍일점으로 칸을 방문했다. 19일에는 나홍진 감독, 곽도원, 쿠니무라 준과 함께 공식 포토콜, 레드카펫에서 활약하는 그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는데 첫 칸 방문임에도 불구 여유롭게 카메라 세례를 즐기는 태도가 돋보였다. 특히 군더더기 없이 자연스러운 포즈는 실제 현장에 있는 전세계 기자들의 찬사를 끌어냈다는 후문. 
천우희가 이토록 영화제를 즐길 수 있는 것은 타고난 강심장 덕분이었다. 뼛속까지 배우인 그는 낯선 외국의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재밌었다"고 했다. 

"되게 재밌던데요? 포토콜을 서는데, 배우도 연기할 떄 카메라 앞에 서지만 기자들 앞에서 사진 찍을 때가 있어요. 그것만 해도 즐거움이 있어요. 그래서 떨지 않았어요. 반응이 직접적이니 더 재밌더라고요."
레드카펫에서 나홍진 감독은 턱시도를 입고 천우희를 에스코트했다. 국내 영화 팬들에게는 이색적이라면 이색적일 수 있는 광경. 천우희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마지막 사진이니까 잘 나와야지? (웃음) 생각보다 빨리 가라고 하더라고요. 여유롭게 사진을 찍고 즐기다가 들어갈 거라 생각했는데 가드가 공손한 말투로 '빨리 들어가라'고 했어요.그리고 감독님이 에스코트를 하니까, 너두 빨리 들어갈까봐 '만약에 하면 꼬집어'라고, 그런 얘기를 하면서 들어갔어요." 
'곡성' 배우들이 무엇보다 궁금해 했던 것은 해외 관객들의 반응이다. 영화 속 한국 관객들을 폭소하게 했던 장면들에 역시 해외의 관객들도 웃어줄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결과는 성공적. 관객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곡성' 특유의 유머 코드에 배꼽을 잡았고,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해 영화를 봤다.
"똑같이 해외 관객들도 한국 관객들이 웃었던 그 부분에서 웃더라고요. 색다른 부분이 있었다면, 좀비신 중 곡괭이 신에서는 박수가 나왔어요. 우리와 다른 정서를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박수가 나올 만큼의 장면이었을까, 싶어요. 제가 볼 땐 웃었는데 좀비를 해치웠다는 통쾌함일까요?"
첫 칸 영화제. 이제 천우희는 칸의 초대를 받은 여배우의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게 됐다. 연기파 배우로 주목을 받은 지 얼마 되지않아 세계적 명성의 영화제에 초대받는 것은 자랑스러워 할 만한 일이다. 
"사실 큰 부담은 없지만 칸을 갔다와서 작품 하나하나 해 갈때 책임감은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부담감이 확실이 있네요. 역할이 커졌고 흥행적인 것과 여러가지 것들에 책임을 져야할 부분들이 생기니까요. 여기 와서는 그런 부담감이나 앞으로의 계획이나 그런 생각보다 감사했어요. 제가 정말 한 단계, 한 단계 나왔었는데 무슨 '근자감'인지 모르겠지만 편하게 생각했어요. 언젠가 상을 받겠지 했는데 상을 받고, 칸에 가겠지 하니까 칸에 오게 됐어요. 긍정적인 생각을 가졌던 것 같아요. 감사한 게 가장 컸어요. 돌아가서도 그런 마음 잊지 않고, 지금처럼 하다보면 어느 순간 제가 원하는 연기라던지, 배우로서의 자신감도 더 생기겠죠?"
칸에 온다는 말에, 함께 영화 '마이엔젤'을 촬영하고 있는 김남길은 "별 거 없다"고 이야기를 해줬다고 한다. 천우희는 영화의 촬영 중에 온 것이라 칸을 느낄만한 시간은 많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쿨하게 다음에 오면 되지 생각한다"며 예의 그 자신감을 내비쳤다. 과연 포스트 전도연을 꿈꾸는 연기파 여배우다웠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에서 300만 관객을 넘기며 인기를 끌고 있는 '곡성'의 인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친오빠까지 "미끼를 물었다"고 반응한 점은 웃음을 줬다.  
 
"영화를 보신 분들도 재관람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제 주변에도 친오빠가 미끼를 물었다면서 영화를 또 봐야겠다면서 그 얘기를 했어요.(웃음) 이렇게 반응이 좋으니까, 우리가 했던 작업에 대해서 뿌듯함을 느끼고, 나홍진 감독님이 우리와 우리의 영화에 현혹되지 말라고 했는데 현혹이 됐구나 싶기도 하고, 뿌듯해요. 더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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