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글란, “강정호 대단, 만날 생각은 없어”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6.17 06: 30

CHC 복귀 코글란, “강정호 복귀 대단한 일”
끝내 사과는 없어… 강정호, CHC 악연 날릴까
거친 슬라이딩으로 강정호(29·피츠버그)의 장기 재활을 야기한 크리스 코글란(31·시카고 컵스)이 강정호의 복귀에 대해 경의를 표했다. 그러나 곧 재회할 강정호와 따로 만날 생각은 없음을 드러냈다.

피츠버그와 시카고 컵스는 오는 18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컵스의 홈구장인 리글리 필드에서 3연전을 갖는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의 라이벌 팀이기도 한 두 팀은 최근 그라운드 내에서 자주 신경전 및 물리적인 충돌을 벌여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물리적 충돌 중에는 지난해 9월 있었던 강정호의 부상 불상사도 포함된다.
지난해 피츠버그의 주전 내야수로 발돋움해 뛰어난 시즌을 보내고 있었던 강정호는 코글란의 거친 슬라이딩 때문에 시즌을 조기에 접었던 불행한 기억이 있다. 지난해 9월 18일 PNC파크에서 열린 경기에서 코글란은 병살을 막기 위해 지나치게 거친 2루 슬라이딩을 했는데 불운하게도 강정호가 무릎 및 정강이를 크게 다쳤다. 강정호는 결국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으며 피나는 재활 기간을 거쳐야 했다.
코글란은 지난 2월 오클랜드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컵스를 떠났으나 6월 10일 오클랜드와 재트레이드 끝에 컵스로 복귀했다. 그리고 18일 강정호와 다시 만난다. 코글란은 17일 이에 대한 미 스포츠전문매체 ESPN의 질문에 “강정호가 건강한 것, 복귀한 것을 봤다. 내 생각에 이는 그에게, 팀에, 그리고 그의 조국에 대단한 일이다. 그가 돌아와 팀에 공헌하는 것에 대해 그 이상 기쁠 수 없다”라며 강정호의 복귀를 반기며 경의를 표했다.
다만 당시 슬라이딩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상사라고 일축했다. 코글란은 “나는 올드 스쿨(전통적인 방식을 의미)이다. 그와 같이 경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며 그렇게 배우고 자랐다”라고 항변했다. 미국에서는 보통 어릴 때부터 “수비수의 발이 2루에 붙어있지 못하게 슬라이딩하라”라고 배우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종종 큰 부상으로 이어질 때도 있다. 강정호의 부상은 이 논란을 촉발시켰다.
때문에 메이저리그(MLB)는 올 시즌을 앞두고 2루 슬라이딩 룰을 개정해 적용하고 있다. 코글란은 룰 개정에 대해서는 “규정 변경이 몇몇 좋은 변화를 가지고 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생각을 드러내면서 자신도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강정호를 따로 만날 계획까지는 없다고 밝혔다. 코글란은 “강정호를 잘 모른다. 평소와 다른 어떤 일을 할 것(강정호를 특별히 만나는 일) 같지는 않다”라고 밝혔다. 직접 만나 사과 등 어떠한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강정호는 당시 부상으로 약 8개월 간의 치열한 재활 과정을 거쳤다. 피츠버그 트레이닝 파트에서조차 “구단 역사상 전례를 찾기 어려운 부상”이라고 놀랐을 정도의 큰 시련이었다. 그러나 강정호는 귀국조차 하지 않은 채 재활에만 매달렸고 각고의 노력 끝에 5월 MLB 무대에 복귀했다. 복귀 후 16일까지 32경기에서 타율 2할8푼3리, 9홈런, 2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54로 맹활약 중이다.
강정호는 코글란 뿐만 아니라 지난 5월 15일에는 제이크 아리에타가 던진 몸쪽 높은 공에 등을 맞는 아찔한 장면으로 컵스와의 악연을 추가했다. 당시 클린트 허들 감독 및 피츠버그 동료들은 “고의성이 있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으나 당사자인 아리에타와 조 매든 컵스 감독은 “실수였을 뿐이다”라고 일축해 또 한 번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강정호가 컵스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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