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신호' 맥그레거, 가성비 甲 대체 외인 될까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06.27 05: 53

넥센 히어로즈 새 외국인 투수 스캇 맥그레거는 지난 20일 15만 달러에 계약을 맺으며 로버트 코엘로의 대체 선수로 팀에 입단했다.
비교적 싼 몸값과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는 점, 현재 독립리그에서 뛰고 있는 점 등으로 인해 실력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첫 등판은 일단 합격이었다. 맥그레거는 26일 잠실 LG전에서 6이닝 6피안타 2탈삼진 2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맥그레거는 이날 팀의 1-2 패배로 첫 등판에서 패전투수가 됐지만 앞선 코엘로가 12번의 등판에서 3차례 밖에 하지 못했던 퀄리티 스타트를 바로 해내며 팀의 기대에 응답했다. 맥그레거는 마지막 실전 등판 후 17일 만에 등판하는 만큼 코칭스태프와의 이야기 끝에 80개 안팎을 던지기로 했는데 6이닝 동안 딱 80개를 던졌다.

스스로 "모든 구종을 스트라이크존 안에 던질 수 있다"고 말한 것처럼 이날 던진 직구, 컷 패스트볼, 커브가 안정된 제구력을 자랑했다. 80개 중 스트라이크가 57개, 볼이 23개였다. 직구 최고구속은 153km, 커브도 130km 안팎을 던지는 등 구속 역시 빠른 편이었다.
경기 후 손혁 넥센 투수코치는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투구 템포가 빨랐던 것이고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아는 투수 같다. 아직 한 경기일 뿐이지만 6이닝 동안 80개를 던졌다는 것은 그 만큼 많은 이닝을 소화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 살짝 흥분했는데 몇 경기 더 치르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넥센의 올해 필승조는 모두 지난해 군 복무 중이었거나 필승조가 아니었다. 한마디로 필승조 경력이 없거나 짧다. 선발투수가 길게 이닝을 소화해줘야 이들이 과부하 없이 시즌을 끌어갈 수 있는데 이런 점에서 맥그레거는 일단 높은 점수를 받았다. 퀵 모션 역시 코엘로에 비해 빠르다는 평가.
맥그레거는 "오늘 상대한 타자들 중 선구안 좋고 컨택 능력 좋은 타자들이 많았다. 스트라이크존으로 공을 많이 던지면서 공격적인 피칭을 하려고 했다. 2실점으로 패했지만 다음 경기에서는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겠다"고 등판 소감을 전했다.
맥그레거의 등판을 앞두고 넥센 벤치는 그에게 어떤 주문도 하지 않았다. 라이언 피어밴드, 대니 돈 등도 "첫 등판은 원래 던지던 스타일대로 던져보고 안 통한다 싶으면 바꾸라"고 조언했다. 그렇기에 첫 등판의 호투가 그의 자신감이나 벤치의 만족도에 높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맥그레거는 비슷한 시기에 SK와 계약한 브라울리오 라라(23만 달러),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파비오 카스티요(25만 달러)보다 총액 약 8~10만 달러가 저렴하다. 하지만 맥그레거가 첫 등판의 임팩트를 이어간다면 그는 KBO 리그에서 가성비 甲 대체 외국인 선수가 될 수 있다. 성격이나 스타일 면에서 팀의 적응도 역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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