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35분 기다린 TEX, 새벽 2시45분 승리 확정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6.28 15: 46

무려 3시간35분을 기다린 승리였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원정경기에 7-6으로 역전승했다. 단순한 1승이 아니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밤 10시40분 우천 중지된 뒤 3시간35분간 경기가 중단됐다. 그 이후 날짜가 바뀌어 다음날 새벽 2시15분 재개된 경기에서 뒤지던 경기를 역전하는 드라마를 쓴 것이다. 
현지시간으로 저녁 7시5분이 시작될 예정이었던 경기는 비 때문에 플레이볼이 늦춰졌다. 21분 늦게 시작된 양 팀 경기는 역전과 동점을 주고받으며 치열하게 전개됐다. 5회 전후로 다시 비가 내렸고, 시간이 흐를수록 빗줄기가 굵어졌지만 한 번 시자된 경기는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양키스가 6-5로 리드한 9회초 변수가 발생했다. 양키스는 1점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을 올렸지만 선두타자 로빈슨 치리노스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마운드는 빗물로 질퍽였고,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 후속 추신수를 상대로도 3-1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다 
그러자 조 지라디 양키스 감독이 덕아웃에서 뛰쳐나왔다. 폭우를 맞아가며 강하게 어필했고, 주심을 맡은 존 텀페인도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이때가 밤 10시40분. 투수 채프먼, 타자 추신수 포함 양 팀 선수들 모두 쏟아지는 비를 뒤로 하며 그라운드에서 철수했다. 
텍사스로선 다소 억울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창 추격 중이었고, 상대 투수 채프먼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경기를 중단하려면 미리 했어야 하는데 하필 채프먼이 흔들릴 때 중단된 것도 텍사스로선 뭔가 석연치 않았다. 제프 배니스터 텍사스 감독이 어필했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대형 방수포가 그라운드를 덮었고, 뉴욕 밤하늘에서는 하염없이 장대비가 내렸다. 강우 콜드게임 또는 서스펜디드 게임 처리가 될 수 있었지만 1점차 승부처에서 쉽게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 자정이 지나 새벽 1시가 넘어서야 비가 그치기 시작했고, 그라운드 키퍼들이 재빨리 정리에 나섰다. 
선수들도 하나둘씩 몸을 풀며 새벽 야구를 준비했다. 경기 중단 이후 무려 3시간35분이 지나서야 경기가 재개됐다. 날짜는 이튿날로 바뀌어 새벽 2시15분. 대부분 관중들이 잠자리에 들기 위해 경기장을 떠났지만, 몇몇 관중들은 끝까지 ㅈ리에 남아 경기 재개를 기다렸다. 
양키스는 채프먼 대신 우완 커비 예이츠를 마운드에 올렸다. 예이츠는 볼카운트 3-1에서 추신수에게 연속 패스트볼을 던져 루킹 삼진 잡으며 급한 불을 껐다. 그러나 이안 데스몬드와 노마 마자라에게 연속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텍사스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예이츠를 무너뜨렸다. 1사 만루에서 애드리안 벨트레가 좌측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7-6으로 역전한 것이다. 
이어 프린스 필더의 몸에 맞는 볼로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엘비스 앤드루스가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9회말 마무리 샘 다이슨이 1이닝 무실점으로 막고 9-6 승리를 지켰다. 승리 확정 순간 현지시간은 새벽 2시45분. 무려 3시간35분을 기다린 승리였다. 경기 시작 전 지연시간 21분까지 포함하면 총 3시간56분이 딜레이됐다. 경기시간(3시간43분)보다 기다린 시간이 더 길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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