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히터 뒤 갈림길, 보우덴은 마야와 다르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7.01 05: 56

 평생 한 번 찾아오기 힘든 기회를 살려 영광의 순간을 만들었다. 이제 남은 것은 시즌 끝까지 건강히 보내는 것이다.
지난달 30일은 마이클 보우덴(30, 두산 베어스)의 날이었다. 잠실 NC전에 등판한 그는 빠르게 한 이닝씩 지우더니 결국 역사를 썼다. 139구를 던지며 9이닝 9탈삼진 3볼넷 무실점해 KBO리그 역대 13번째 노히트노런의 주인공이 됐다.
139구는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투수가 던진 최다 투구 수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4월 9일 잠실 넥센전에서 노히터를 해낸 유네스키 마야의 136구였다. 3개 차이밖에 되지 않지만, 140개에 육박하는 공을 던져 보우덴은 또 하나의 진기록을 더 썼다.

두산이 우려하는 것은 향후 보우덴의 부진이다. 지난해 마야는 노히트노런으로 시즌 2승째를 따냈지만, 이후 1승도 추가하지 못하고 한국을 떠나야만 했다. 거의 매 경기 대량 실점을 했을 정도로 대기록 이후 부진한 것이 퇴출 사유였다.
보우덴은 마야보다 더 많은 공을 던졌기에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달 23일 잠실 kt전에 등판한 뒤 나와 평소보다 하루 많은 6일 휴식을 취하고 던졌지만, 130개가 넘게 던진 뒤로는 다르다. 두산이 어떤 로테이션 변경책을 가지고 나올지도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마야와 가장 다른 것은 노히트노런 당시 성적이다. 노히트노런이 2승째이자 한국에서의 마지막 승리였던 마야와 달리 보우덴은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고 거둔 이번 승리가 자신의 시즌 10번째 승리였다. 두산의 외국인 투수 듀오는 9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함께 올렸다.
팀의 선발 로테이션에 여유가 있는 만큼 보우덴도 자신의 로테이션을 지키지는 않을 확률이 있다. 마야 역시 지난해 136구를 던지고 난 뒤 12일 만에 선발 등판한 바 있다. 그러나 마야는 당시 4월 21일 목동 넥센전에서 무려 11실점하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보우덴이 이미 10승을 쌓았고, 자신감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1년 전 비슷한 사례를 보며 걱정하는 시선에 대해서도 “솔직히 말하면 생각하지 않는다. 나완 상관없는 일이다. 마야는 마야고 나는 나다. 건강하고 항상 준비되어 있다”며 걱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nic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