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잘 버텼다" 넥센, 모두가 만드는 3위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07.01 14: 04

"벌써 반 돌았네요".
지난달 30일 고척 한화전을 앞두고 감독실에서 일정표를 들여다 보던 염경엽 넥센 감독은 "개막 때 언제 시즌을 다 치르나 했는데 벌써 반 돌았다. 어제(29일) 73경기 째를 했으니 반을 지났다. 그동안 잘 버틴 것 같다.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고 말했다.
넥센은 지난달 28일 144경기 중 72경기를 치렀다. 올 시즌 전반기는 아직 지나지 않았지만 절반을 채운 것. 넥센은 74경기 째였던 30일 11-5 승리를 거두며 39승1무34패로 단독 3위를 지키고 있다. 넥센은 5월 29일 3위에 오른 뒤 한 번도 그 자리를 내주지 않고 유지 중이다.

▲ 모두의 힘 "우리가 만만해보였나요"
올 시즌을 앞두고 누구나 한 번씩 최하위 후보에 올려놓았던 넥센. 그렇기에 넥센의 비상은 놀랍다는 것이 야구계 평가지만 넥센 안에 있는 선수들의 생각은 다르다. 30일 경기 후 이택근은 "올해 우리가 많이 떨어질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강)정호, (박)병호가 떠났지만 할 수 있다는 분위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생각해보면 시즌 전 최하위라고 말했던 분들이 젊은 선수들에게 오기를 심어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29일 승리를 이끌었던 내야수 윤석민 역시 "경기를 치르면서 우리 스스로 팀이 강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충분히 4강 안에 들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초반에 왜 꼴찌 후보였는지 모르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염 감독은 "우리 팀은 1군 엔트리에 있는 선수들 모두가 잘해주고 있기에 가능한 성적이다. 리그에서 걸출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은 신재영, 김세현 정도다. 그럼에도 3위를 지키고 있는 것은 선수들 덕분"이라고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지난해까지 다승, 세이브, 홈런, 타점 등에서 리그 1위 한 명씩은 배출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모두의 '케미'가 만들어가고 있는 것.
▲ 걸출하지는 않아도 모두가 제 역할
마운드에서는 예비역들의 돌풍이다. 지난해 경찰청을 제대한 신재영은 팀에 7년 만의 토종 선발투수를 안겼고 상무에서 돌아온 김상수, 공익 근무를 마친 이보근이 불펜을 든든히 채우고 있다. 김상수는 30일 한화전에서 6-4로 추격당하던 4회 2사 1,3루에서 올라와 1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김상수는 경기 후 "한화에 분위기가 넘어가려는 상황이었기에 일단 그 분위기를 잘라내자는 마음이었다. 어느 상황에 등판하든 한 타자 한 타자 집중해서 상대하려는 생각 뿐"이라고 밝혔다. 최근 넥센이 위기에서 내보낼 수 있는 가장 강한 카드가 된 김상수다. 이외 1996년생 트리오인 최원태, 박주현, 김택형은 팀의 리빌딩에 맞춰 1군에서 성장 중이다. 부상에서 돌아온 오재영도 있다.
타선은 최근 몇 년에 비해 무게감이 약해진 것이 사실이지만 윤석민이 새 4번타자로서 최근 클러치 히터 능력을 발휘하고 있고 채태인, 이택근 등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고 있다. 서건창을 필두로 고종욱, 김하성, 박정음 등 젊은 타자들도 타순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아직 순위는 중요치 않다. 넥센은 앞으로 70경기가 더 남아 있다. 염 감독은 "지금 순위는 의미 없다. 뒤에 있던 팀들은 언제든 앞으로 치고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한 번 쳐지면 다시 차고 오를 힘이 부족하다. 지금의 승리를 잘 지키고 버텨야 한다"며 올 시즌 전쟁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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