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벌써 6블론' 정우람 활용법 어떡하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7.10 05: 58

정우람, 리그 최다 블론세이브 6개 기록  
연투시 ERA 10.13, 거듭된 블론 부담도
벌써 6번째 블론세이브. 이유가 어찌됐든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구원투수에게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한화 마무리 정우람(30)이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6개의 블론세이브를 범하며 고개를 숙였다. 

정우람은 지난 9일 대전 삼성전에서 4-1로 리드한 8회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전날 2이닝 동안 39개의 공을 던진 뒤 연투. 하지만 그 이전 13일 동안 단 1경기에서 1이닝 7구를 던진 게 전부였다. 우천 연기가 3경기 있었으며 마무리 상황이 오지 않아 강제 휴식을 취했다. 불가능한 연투는 아니었지만 드러난 결과가 너무 안 좋았다. 
정우람은 첫 타자 최형우에게 던진 138km 직구가 가운데 몰린 실투가 돼 우월 투런 홈런을 맞았다. 그래도 4-3, 한 점차 리드였지만 정우람은 바로 다음 타자 아롬 발디리스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4구째 122km 체인지업이 떨어지지 않은 채 높게 몰렸고, 시즌 첫 백투백 홈런으로 연결됐다. 순식간에 4-4 동점. 한화는 연장 12회 끝에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정우람의 블론세이브 6개는 넥센 김세현과 함께 올 시즌 최다기록이다. 다만 김세현은 세이브 23개로 이 부문 1위이고, 성공률이 79.3%로 80%에 육박한다. 정우람은 세이브 9개를 거두는 동안 6번 실패로 성공률이 60%에 불과하다. 이미 정우람은 지난해 SK에서 기록한 블론 5개를 올해는 전반기를 마치기도 전에 넘어섰다. 여러 모로 그 내상이 클 수밖에 없다. 
6번의 블론 과정을 보면 더 아쉽다. 김세현은 동점 및 역전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저지른 블론이 3개 있지만, 정우람은 1개밖에 없다. 나머지 5번의 블론 모두 동점이나 역전 주자 없이 정우람 스스로 만든 것이다. 1점 리드 상황에서 블론이 4번으로 가장 많고, 2점차·3점차 리드에서 블론이 각각 1개씩이다. 
이 정도라면 어떤 방식으로든 정우람의 활용법을 재고해야 할 타이밍이 되긴 했다.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마무리 중 가장 많은 51이닝 소화. 5세이브 이상 거둔 투수 12명 가운데 순수 구원이닝이 압도적 1위로 ,2위 삼성 심창민(41이닝)보다도 10이닝 더 던졌다. 중간 중간에 강제 휴식일이 있었지만 나올 때마다 긴 이닝을 소화했다. 2+이닝 12경기, 3+이닝 2경기. 
연투를 했을 때 결과도 너무 안 좋았다. 김성근 감독은 시즌 초반 "정우람은 손톱 문제가 있어 연투를 시키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SK 때부터 정우람은 손톱이 자주 깨지는 증세가 있었고, 김성근 감독도 한화 불펜투수치곤 정우람의 연투를 최대한 자제했다. 그러나 연투한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10.13으로 연투가 아닌 나머지 26경기 평균자책점 1.88과 큰 차이가 난다. 최근 2개 블론 모두 이틀 연투한 경기에 나온 것이다. 
거듭된 블론으로 위축된 정우람의 심리적인 부담을 줄여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우람은 오랜 기간 중간 셋업맨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6월 중순부터 마무리를 맡고 있지만 공 한두 개에 승부가 갈리는 막판 승부처에는 불안감을 노출했다. 힘으로 상대를 찍어 누르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 결정적인 상황에서 한 방에 당할 수 있다.
지난해 SK에서도 마무리를 맡은 6월13일 이후 38경기에서 정우람의 평균자책점은 4.23으로 이전 셋업맨으로 나온 31경기 1.99와 큰 차이를 보였다. 블론도 4개와 1개로 차이가 컸다. 정우람이 온전하게 풀타임 마무리투수로 보낸 건 개인 최다 30세이브를 거둔 2012년이 유일하다. 블론세이브를 범했지만 나머지 2⅓이닝을 깔끔하게 막은 9일 삼성전처럼 다소 부담이 덜한 셋업맨 자리가 정우람의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한화 팀 사정상 정우람을 바로 마무리에서 뺄 수 없다. 구위가 가장 좋은 권혁이 마무리로 이동하면 그 역할을 누군가 맡아야 하는데 마땅치 않다. 체력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한화는 정우람 활용법을 재고해야 할 때이지만 확실한 방법이 없어 고민이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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