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이태양, 4경기 승부조작 어떻게 했나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6.07.21 15: 14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 10승 투수, 국가대표 경력까지 달고 주목받는 선발 투수로 성장했다. 그러나 승부조작으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NC 투수 이태양(23)은 왜 승부조작이라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을까.
이태양은 청주고 시절 청소년국가대표로 발탁되며 재능있는 유망주로 꼽혔다. 2011년 히어로즈에 입단,  2012년말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NC로 이적했다. 지난해 선발진에 합류해 10승 투수가 됐고, 시즌 후 태극마크를 달고 프리미어12 국제대회에도 참가했다.

승부조작의 유혹은 2015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갔다. 21일 창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경수)에 따르면, 이태양은 프로 입단(2011년) 동기인 문우람으로부터 승부조작 가담을 권유받았다. 창원지검은 "이태양이 브로커와는 별로 친분이 없었다. 브로커와 친한 문우람을 통해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이태양은 NC로 이적한 뒤에도 입단 동기인 문우람과는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다. 문우람과 함께 스포츠에이전시를 준비 중인 브로커와 교류 관계를 쌓았다. 브로커는 술과 향응을 제공하는 선배로 다가간 것이다. 그리곤 2015년 5월 문우람, 브로커와 함께 만나서 승부조작을 모의했다.
2014년 연봉 4400만 원이었던 이태양은 2015시즌 3300만 원으로 삭감됐다. 선발진에 합류하면서 선발 투수 출장 횟수가 늘어나 승부조작 시도 기회가 생겼다.
5월 29일 KIA와의 경기에 '1이닝 실점'을 청탁받았다. 이태양은 이날 1회 2실점하면서 승부조작을 성공시켰다. 그리곤 브로커로부터 2000만 원을 받았다. 창원지검은 "이태양은 받은 돈을 유흥비로 썼다고 했다"며 금전 이유로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태양은 이후에도 3차례 더 승부조작 청탁을 받았다. 그 중에서 두 차례는 실패했다. 7월 31일 넥센전에선 '4이닝 오버'(4회까지 양팀 득점 6점 이상)를 청탁받았으나 실패했다. 이태양은 4회까지 1실점에 그쳤고, 이날 넥센 선발 김택형도 4이닝까지 무실점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이날 브로커와 전주는 불법스포츠토토에 2억 원을 베팅했으나 돈을 날렸다.
8월 6일 롯데전에서 '1회 볼넷'을 주문받았고, 이태양은 1회에만 정훈과 아두치 2명을 볼넷으로 내보내 승부조작을 했다. 하지만 창원지검은 "이태양이 앞서 두 번째 시도를 실패하면서 2억 원을 손해봤다. 3번째 시도에서 성공했지만 이태양은 수익금은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고 9월 15일 kt전에서는 '1회 볼넷'을 청탁받았으나. 이대형 2루수 땅볼, 김영환 삼진, 마르테 2루수 땅볼로 무산됐다.
이대형이 2볼에서 파울 3개를 연거푸 치고 6구째 2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김영환은 초구 파울에 이어 2스트라이크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마르테 상대로 볼 3개를 연거푸 던져 승부조작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4구 스트라이크에 이어 5구째 마르테가 타격하는 바람에 실패했다.
창원지검은 이후 이태양은 더 이상 승부조작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창원지검은 "전주인 불법토토 운영자가 다른 사건으로 구속, 징역형을 선고받으면서 더 이상 승부조작을 청탁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브로커 역시 다른 사건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몸을 사리면서 이후로 이태양은 승부조작에 가담하지 않게 됐다.
하지만 올해 5월 창원지검은 프로야구 선수들의 승부조작 첩보를 입수해 내사에 들어갔다. 수사망이 좁혀지면서 이태양은 검찰 수사 소식을 접하고 NC 구단에 사실을 실토했다. 이태양은 6월 27일 구단에 사실을 실토하고 상의, 다음날 28일 창원지검에 출두해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자수하기로 결정했다.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