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바뀌는 필승조' LG, 최대과제는 승리공식 확립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7.24 06: 18

LG, 불펜진 불안으로 시즌 내내 필승조 변화
6월부터 급추락의 원인도 불펜진...승리공식 확립 못하면 반등도 없어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풀 수 있을까. 

LG 트윈스가 시즌 내내 불펜 필승조 구상에 애를 먹고 있다. 불펜투수들의 컨디션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으면서 수차례 다른 얼굴들로 필승조를 채워가는 상황이다. 당초 불펜투수들의 체력안배를 위해 꾸준히 변화를 줄 것을 감안하긴 했지만, 이렇게 변화가 빈번할 줄은 몰랐다. 양상문 감독 또한 "필승조가 계속 바뀌다보니 불펜진 운용이 안정되지 못한 상황이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시즌 개막 시점에선 임정우 이동현 신승현 윤지웅이 필승조를 이뤘다. 그러나 현재 임정우를 제외한 3명은 필승조라고 보기 힘들다. 신승현은 휴식을 통한 체력안배를 위해 엔트리서 제외됐고, 이동현과 윤지웅은 추격조에 자리하고 있다. 현재 필승조는 임정우 김지용 진해수다.
지난 23일 잠실 두산전을 돌아보면 불펜진 보직현황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윤지웅과 이동현은 각각 4회초와 6회초, 팀이 끌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LG는 7회말 역전에 성공했고, 8회초 진해수와 임정우가 나란히 등판했다. 임정우는 9회초까지 버티며 아웃카운트 5개 세이브와 함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당시 불펜에는 위기 상황을 대비해 김지용이 몸을 풀었다. 
여러모로 시즌 전 구상과 어긋났다.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LG는 임정우와 정찬헌의 마무리투수 오디션을 진행했다. 둘 중 한 명만 마무리투수로 정착하면 필승조 구상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필승조 전체가 흔들렸다. 개막을 앞두고 임정우가 마무리투수로 낙점됐고, 임정우는 4월 중순부터 5월까지는 순항했다. 하지만 마치 아홉수에 시달리듯 열 번째 세이브를 전후로 삐걱거렸다. 이동현과 윤지웅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엔트리서 제외됐다. 신승현만 그나마 꾸준했다. 지난해부터 기대를 모은 이승현과 최동환도 성장세가 더디다. 
LG가 고전하는 직접적인 원인도 여기에 있다. 불펜진이 안정되지 않다보니 6월 내내 쓰라린 대역전패를 당했다. 거의 일주일에 한 번씩 경기 후반 빅이닝을 내주며 눈앞에서 승리를 빼앗겼다. 
특히 임정우와 LG의 성적이 정비례 관계를 형성 중이다. 임정우는 4월 4세이브 평균자책점 3.09, 5월에는 5세이브 평균자책점 2.03을 기록했다. LG는 4월 성적 11승 11패, 5월 성적 11승 11패 1무로 5할을 이뤘다. 그러나 임정우는 6월에 3세이브 평균자책점 12.10로 급격히 추락했다. LG 또한 6월 성적 10승 15패로 5할 승률 사수에 실패했다. LG의 7월 성적은 4승 11패로 어느덧 승패마진 '마이너스 12'가 됐다.
LG는 2013시즌과 2014시즌 2년 연속 불펜 평균자책점 부문 리그 1위에 올랐다. 단단한 뒷문을 앞세워 승리공식이 확립됐고,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도 따냈다. 그러나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 4.75로 이 부문 리그 5위, 순위는 9위에 그쳤다. 올해는 평균자책점 5.27로 리그 7위, 순위는 8위에 자리하고 있다. 
세대교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2013시즌 불펜진의 주축이었던 봉중근 이동현 류택현 이상열 유원상 정현욱 모두 시간이 흐르며 기량이 하락했다. 어느 정도는 예고된 일이었다. 당시 유원상을 제외하면 모두가 30대였다. 류택현과 이상열은 커리어의 종착역을 바라보고 있었다. 2014시즌 신재웅 정찬헌 윤지웅이 필승조에 가세하며 희망이 됐지만, 2015시즌 윤지웅 외에는 활약을 이어가지 못했다. 
파이어볼러가 부족한 것도 치명타로 작용하고 있다. 타자들의 기량향상으로 타고투저가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150km 강속구를 던져도 홈런을 맞는다. 그런데 LG 불펜진에는 임정우와 최동환을 제외하면 145km 이상을 던지는 투수를 찾아보기 힘들다. 구위로 상대를 누를 수 없다보니 보다 정교한 로케이션을 추구하게 되고, 이는 몸에 맞는 볼과 볼넷의 증가를 낳았다.
올 시즌 LG 불펜진은 9이닝당 볼넷 4.49개로 7위에 자리하고 있다. 리그 평균은 4.05개다. 반면 9이닝당 삼진은 7.20개로 8위, 리그 평균인 7.51개보다 적다. 몸에 맞는 볼 또한 25개로 7위, 리그 평균인 23개보다 많다. 사사구로 위기에 몰리고 실점하는 장면이 반복된다.
이처럼 남은 시즌 양상문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최대과제는 불펜진이다. 필승조가 매달 바뀌는 혼란 속에선 절대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 희망보다는 불안이 크게 자리하고 있는 가운데, 어떻게든 해답을 찾아야 한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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