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호의 야구산책] 볼넷 적고 死球 많은 NC야구 어떻게 봐야하나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6.07.25 13: 01

NC 다이노스는 투수들의 사구가 많은 팀이다. 
올해 포함 최근 4년 통산 사구가 343개로 LG와 함께 공동 1위이다. 처음으로 리그에 참가한 2013년 NC 투수들의 사구는 94개로 리그에서 한화(95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그러나 볼넷은 경기당 3.60개로 리그에서 세번째로 적었다. 
사구는 많고 볼넷이 적은 비대칭의 시작이었다. 지난 2014년 NC 투수들의 사구는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73개였다. 그런데 볼넷은 리그에서 5번째로 적은 3.81개이다. 2014년 경기당 볼넷 최저 1위였던 삼성(3.11)은 사구 61개로 두번째로 적었다. 

2015년 NC의 사구는 113개로 리그에서 압도적으로 많았다. 2위 LG보다 15개나 많았다.  그런데 NC의 볼넷은 경기당 3.07개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었다. 삼성은 이 때도 볼넷이 2.99개로 가장 적었는데 사구도 62개로 가장 적었다. 
올해도 NC는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사구는 LG와 함께 가장 많은 63개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경기당 볼넷은 3.52로 리그에서 세 번째로 적다. LG의 경기당 볼넷은 3.87개로 리그 여섯번 째로 적다. 이번 시즌 경기당 볼넷이 3.05개로 가장 적은 넥센은 사구도 32개로 가장 적다.
대체로 볼넷이 적으면 사구도 적기 마련이다. 투수들이 제구력이 좋기 때문에 당연히 타자의 몸을 맞히는 숫자도 줄어들어야 하는 것은 기본적인 이치이다. 그런데 최근 4년 동안 NC의 볼넷과 사구의 역비례 현상은 눈에 띨 정도로 유별나다.
이 같은 비대칭 구조를 설명할 수 있는 논리는 투수들이 몸쪽 승부를 많이 한다는 것이다. 제구된 몸쪽 공을 공략하는 타자들은 드물다. 실투가 되면 장타 위험성도 있지만 몸쪽을 잘 던지면 실점은 줄어든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투수들이 강한 팀은 몸쪽을 잘 던졌다. 그러나 몸쪽 볼은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승부구로 몸쪽으로 볼을 많이 던지다보면 제구가 완벽하게 되지 않아 사구도 많아질 수 있다. 
다른 형태인 위협구도 있다. 의도적으로 몸쪽이나 얼굴쪽에 가깝게 던져 상대타자들의 밸런스를 흐트러트리는 무기이다. 맞히려는 의도는 없지만 맞더라도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아주 가끔 의도성을 갖고 맞히기도 한다. 자기 팀의 심기를 건드린 상대 타자들을 응징하기도 하고 잘나가는 타자들을 상대로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종종 벤치클리어링의 이유가 된다. 
KIA 외야수 김주찬은 지난 22일 광주경기 3회 도중 NC 투수 정수민의 2구 144km 직구에 왼 견갑골을 맞아 미세 골절상을 당했다. 최소 한 달 이상은 이탈할 것으로 보인다. 기둥이 빠지면서 KIA 타선은 중요한 여름 승부를 앞두고 치명적인 전력 손실을 입었다. 실제로 김주찬이 빠진 이후 2경기에서 KIA타선은 무기력해졌다. 단 2점만 뽑고 위닝시리즈를 NC에 넘겨주었다.  
젠틀맨 김경문 감독은 더티한 야구를 싫어한다. 부상 소식을 듣자마자 김 감독은 김기태 KIA 감독에게 전화해 유감을 표시했다. 다음 날에는 "주찬이가 기아에서 가장 좋은 타격을 하는데 정말 미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게다가 김기태 감독-조계현 수석코치와 함께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이끈 추억이 있어 서로 돈독하다. 의도적으로 김주찬을 맞히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사구가 많은 NC 야구와 김주찬의 부상에 인과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NC는 억울하겠지만 고의성이 없더라도 분명한 책임이 있다. 사구 하나는 한 선수의 시즌이 통째로 날아갈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김주찬은 2013년 한화전에 이어 이번 사구로 보상받을 수 없는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 이건 팀도 마찬가지이다. 예전 삼성처럼 사구가 적으면서도 강한 NC 야구를 보고 싶다.  
OSEN 야구부장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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