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올인’ 컵스, 염소의 저주 풀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7.26 01: 43

이적시장을 부지런히 누비며 끊임없이 전력을 보강하고 있는 시카고 컵스가 염소의 저주를 풀 또 하나의 열쇠를 손에 넣었다. 리그 정상급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28)이 그 주인공이다. 우승을 위한 올인 행보의 정점이라고 할 만하다.
컵스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와의 1대4 트레이드를 통해 채프먼을 영입했다. 쿠바 출신의 채프먼은 2011년 신시내티에서 MLB에 데뷔, 24일까지 통산 355경기에서 22승20패166세이브 평균자책점 2.16을 기록한 특급 마무리다. 선발진에 비해 불펜 뒤쪽이 조금 허전하다는 평가를 받은 컵스는 마운드 완성의 마지막 퍼즐로 채프먼을 지목하고 결국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현지에서는 컵스보다는 양키스가 장사를 더 잘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채프먼은 분명 뛰어난 선수고 컵스가 필요로 하는 선수다. 그러나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게 변수다. 3개월 쓰고 팀을 떠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팀 내 유망주 1·5위 선수를 포함, 총 4명을 내주며 채프먼을 받아온 컵스의 행보는 결국 ‘우승’이라는 단어를 빼놓고는 이해할 수 없다. 

유명한 ‘염소의 저주’에 걸려 있는 컵스다. 1908년 이후 단 한 번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리그에서 가장 오래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이에 컵스는 지난해부터 전력 보강을 통해 악연을 끊기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조 매든 감독을 탬파베이에서 영입했고, 적극적인 FA 보강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뉴욕 메츠에 허무하게 무너지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런 컵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제이슨 헤이워드, 벤 조브리스트, 존 래키라는 FA 3인방을 영입하며 또 한 번 전력을 보강했다. 최근 시애틀과의 트레이드로 마이크 몽고메리를 영입한 것에 이어, 이번에는 채프먼을 손에 넣으며 마운드 정비를 완료했다. 아직 논-웨이버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좀 더 남아있어 컵스가 유망주들을 내주고 추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올해가 우승의 적기이기는 하다. 시즌 초반부터 기세가 무섭다. 컵스는 24일까지 59승38패(.608)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약간 기세가 처지긴 했어도 2위 세인트루이스에 7.5경기 앞서 있다. 지구 선두는 사실상 따놨고, 내셔널리그 전체 1위를 노리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 컵스의 우승 확률이 이렇게 높았던 적은 없었다. 욕심이 날 법하다.
이런 상황에서 채프먼은 남은 시즌보다는 사실상 포스트시즌을 바라본 영입이다. 컵스는 선발진이 강하다. 제이크 아리에타(12승4패 평균자책점 2.60)를 필두로 존 레스터(10승4패 3.09), 존 래키(7승7패 3.79), 제이슨 해멀(9승5패 3.35), 카일 헨드릭스(9승6패 2.27)까지 5선발이 탄탄하다. 여기에 채프먼의 영입으로 기존 마무리인 헥터 론돈을 셋업맨으로 돌릴 수 있게 돼 8~9회도 위용을 자랑할 수 있다. 컵스의 올인이 우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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