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1년’ SK-LG, 중간 손익 계산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7.26 06: 35

2015년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터진 SK와 LG의 3대3 트레이드는 양팀의 단기적인 전력 변화는 물론 장기적인 팀 색채 변화를 놓고도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SK와 LG는 2015년 7월 24일 3대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SK는 정의윤 신재웅 신동훈을 얻었고, LG는 임훈 진해수 여건욱을 받는 트레이드였다. SK는 당시까지만 해도 부족했던 우타 대타 자원과 왼손 불펜 요원이 급했고, LG는 외야 수비와 토종 선발에 대한 보강 필요성이 있었다. 구장 상황상 공격 강화에 방점을 찍은 SK, 반대로 수비 강화를 모색한 LG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진 윈윈 트레이드의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렇다면 트레이드가 진행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두 팀의 손익 계산은 어땠을까. 표면적으로는 SK가 일단 이득을 본 것으로 보이지만 여러가지 정황상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이 있다. LG 또한 팀의 가려운 점을 어느 정도 긁어내는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하고 있는 카드 또한 LG쪽이 좀 더 묵직한 측면이 있다.

일단 지난 1년간 성적을 놓고 보면 SK가 받은 카드들의 활약이 좀 더 좋아 보이긴 한다. 정의윤의 존재감이 워낙 거대하기 때문이다. 정의윤은 지난해 트레이드 이후에만 14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4번만 가면 다들 힘을 쓰지 못했던 팀 상황에서 ‘4번 공포증’이 없는 정의윤의 맹활약은 SK를 살렸다. 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이끈 신의 한 수였다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정의윤은 이적 후 150경기에서 타율 3할3푼9리, 장타율 0.583, OPS(출루율+장타율) 0.979, 33홈런, 116타점을 기록하며 올해도 SK 부동의 4번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신재웅은 58경기에서 11홀드 평균자책점 4.31을 기록했다. 홀드 측면에서는 지금은 롯데로 떠난 윤길현(12홀드)에 이어 팀 내 2위 기록이다. 올 시즌 다소간 부진한 점은 있지만 조정을 위해 한 차례 2군으로 내려간 만큼 후반기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임훈은 97경기에서 타율 2할7푼8리, OPS 0.702를 기록했다. 공격 측면에서 입이 벌어질 정도의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드넓은 잠실에서 견실한 수비력을 보여주며 팀의 주전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수비력을 갖춘 중견수가 부족했던 팀 사정상 보이지 않는 공헌도는 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진해수는 74경기에서 1승6패14홀드 평균자책점 5.93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다소 높지만, 이 기간 LG의 투수 중에서는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다. 일단 팀 내에서 신뢰를 받는 왼손 불펜 요원으로의 발돋움은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기복이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신재웅에 비하면 4살이 더 어리다. 두 왼손 투수 중 어떤 투수가 궁극적으로 팀에 더 공헌할 수 있느냐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여건욱과 신동훈은 아직 1군 경기 출전이 없다. 여건욱은 부상, 신동훈은 군 복무 중이다. 여건욱은 묵직한 공을 가지고 있는 선수로 선발에 특화된 선수다. 부상을 털어내고 선발진에 가세할 수 있다면, SK가 이번 트레이드로 확보하지 못한 이점을 살릴 수 있다. 여건욱이 자리를 잡는다면 LG도 정의윤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다. 정의윤도 내년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는 점 또한 이번 트레이드의 성패를 쉽게 예단하지 못하는 이유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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