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 2000안타 특집①] 미스터 클러치, “찬스 살리는 노하우 있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8.12 11: 33

찬스에 더 강하다…최근 8년 득점권 타율 .355
끝없는 연구와 철저한 준비로 확실한 노하우
LG 트윈스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37)이 KBO리그 6번째 2000안타 달성자가 됐다. 박용택은 지난 11일 잠실 NC전에서 안타 2개를 터뜨리며 통산 2000안타를 기록했다. 박용택의 2000안타를 기념해 그동안 박용택과 나눈 이야기를 전달하는 특집기사를 마련했다. 첫 번째 특집기사는 클러치히터에 대한 박용택의 생각이다. 

야구 역사가 100년이 훌쩍 넘었지만, 클러치히터 존재여부에 대한 논쟁은 항상 뜨겁다. 확실한 점은 클러치히터는 매우 희귀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타자들은 커리어를 쌓을수록 타율과 득점권 타율이 비슷한 지점에서 만난다. 한 두 시즌 타율과 득점권 타율의 차이가 클 수는 있으나, 통산으로 놓고 보면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 박용택은 예외다. 통산 1750경기 7343타석을 소화했음에도 타율과 득점권 타율이 상당한 차이를 유지한다. 8월 10일까지를 기준으로 박용택의 통산 타율은 3할5리, 통산 득점권 타율은 3할2푼이다. 박용택이 본격적으로 타격에 눈을 뜬 2009시즌부터로 범위를 잡으면 이 차이는 더 커진다. 박용택은 최근 8년 동안 타율 3할2푼8리, 득점권 타율 3할5푼5리를 기록 중이다. 박용택의 클러치 능력은 단순히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로 한정되지 않는다. 박용택은 2009시즌부터 7회 이후·2점차 이내 상황에서 타율 3할5푼1리를 찍고 있다. 
박용택 연도별 타율과 득점권 타율(8월 10일 SK전까지)  
2002: 0.288·0.317, 2003: 0.257·0.268, 2004: 0.300·0.294, 2005: 0.280·0.353, 2006: 0.294·0.236, 2007: 0.278·0.292, 2008: 0.257·0.191, 2009: 0.379·0.402, 2010: 0.300·0.294, 2011: 0.302·0.302, 2012: 0.305·0.416, 2013: 0.328·0.322, 2014: 0.343·0.398, 2015: 0.326·0.357, 2016: 0.343·0.349        
-통산 타율 0.305. 통산 득점권 타율 0.320-
두 차례나 득점권 타율 4할 시즌을 만든 것에서 드러나듯, 박용택은 자신 만의 확실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박용택은 “클러치히터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득점권에서 해결하는 능력만큼은 자신이 있다. 신인 때도 타율보다 득점권 타율이 높았는데 그 때는 나만의 노하우 같은 건 없었다. 당시에는 그저 찬스에서 더 즐기려고 하고, 집중하려 했었다. 이제는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나만의 방법이 자리 잡히고 있다”며 “가장 편한 상황은 주자 3루다. 단타로도 3루 주자는 홈으로 들어올 수 있다. 때문에 주자가 3루에 있을 때는 기본적으로 시선을 왼쪽으로 두고, 70%의 힘으로 스윙한다. 이렇게 하면서 꾸준히 외야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나 희생플라이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지 트레이닝은 필수다. 박용택은 경기 전날 잠들기에 앞서 상대 선발투수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린다. 다음날 마주하는 투수의 구종과 구속, 궤적 등을 입력해놓고 경기를 준비한다. 투수마다 투구 타이밍이 다르기 때문에 배트가 나가는 타이밍도 투수에 맞춰야 한다. 불펜투수들의 대한 연구도 선발투수와 똑같이 이뤄진다.
박용택은 “개인적으로 강한 투수와 맞붙는 것을 선호한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에이스급 투수가 나와야 타석에서의 집중력도 높아지고 때렸을 때 성취감도 크다”며 “올 시즌이 특히 그렇다. 점수차가 많이 나고 상대가 추격조를 등판시켰을 때는 안타가 별로 없다. 반면 1, 2선발투수나 경기 후반 팽팽한 상황에서 필승조가 나오면 꽤 안타가 나오고 있다. 사실 정말 고타율을 기록하려면 점수차가 많이 나는 상황에서 추격조와 맞붙었을 때 안타를 많이 쳐야되는데 그게 잘 안 된다”고 밝혔다. 
박용택은 2000안타를 달성한 경기서도 결승타를 기록했다. 3회말 1사 1, 3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날려 LG에 리드를 안겼다. 최근 3경기 연속 결승타를 달성하며 클러치히터가 존재함을 증명하고 있다. / drjose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