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준의 e스포츠 엿보기] 열정으로 병마와 싸우는 '제파' 이재민 코치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6.08.26 12: 18

암은 정말 무서운 병이다. 발병 후 치료를 받고 나서 5년안에 재발 하지 않아야 완치 판정을 받는다. '아차'하는 한 순간 생명의 존엄이 흔들릴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다시 돌아왔다. 암이라는 무서운 병마와 현재도 싸우고 있는 그가 다시 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기나긴 투병과 재활 과정을 거쳐 '열정'을 앞세워 돌아온 콩두 몬스터의 이재민 코치. 그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은 콩두 몬스터가 다시 LCK 무대로 돌아왔음을 보고 알 수 있다.
'제파' 이재민은 LOL 선수 시절 이전부터 월브 오브 워크래프트에서는 '츠키요미'와 카오스에서는 '지단'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며 전설로 꼽혔던 천재였다. 나진 e엠파이에서 선수로 뛰던 시절에도 캐리형 원거리딜러는 아니었지만 항상 묵묵히 자신의 몫을 다했던 든든한 선수였다. 정글러의 도움이 없이도, 어떤 슈퍼플레이어와 맞서도 그는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LOL 선수로 활약했던 실드 시절에는 롤챔스 준우승과 롤드컵에 참가해서 그 실력을 입증했다. 그랬던 그가 어느 순간 주전 뿐만 아니라 선수 생활까지 그만뒀다. 이재민은 지난해 6월 서머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났다.

지방육종암이 그 원인었었다. 지방육종암은 악성종양의 일종으로 중년 이상의 나이대에서 발병하는 암. 다행히 초기에 발견했지만 1988년생 우리나이로 스물 아홉살인 이재민에게는 충격일 수 밖에 없었다.
수술 이후 통원치료와 재활과정을 통해 건강을 회복한 이재민은 곧바로 e스포츠 현업복귀를 추진했다. 선수로 하지 못해도 상관은 없었다. 콩두 채우철 감독은 "강력하게 러브콜을 계속 보냈다"고 말했지만 이재민 코치의 의지가 가장 강했다.
선수 시절에도 마른 체격이었던 그는 더 야윈 모습이었다. 그러나 눈은 반짝반짝 빛이 났다. 이재민 코치는 "재활을 어느 정도 하면서 다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때마침 감독님이 같이 해보자는 말씀도 있어서 큰 고민 없이 팀에 합류하게 됐다"라고 담담하게 팀의 합류를 밝혔다.
그의 말을 듣던 채우철 감독은 "이재민 코치가 합류한 이후 선수들이 정말 많이 좋아졌다. 이제는 이기는 방법을 알게됐다는 말이 허언이 아니다. 지난 챌린저스 결승전에서는 이재민 코치가 참석하지 못했다. 병이 재발하면서 다시 치료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무 미안했다. 팀에 합류하고 고생만해서 몸에 무리가 온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어서 죄책감까지 들었다. 이번 승강전도 사실 (이)재민 코치 없이 할 생각도 했고, 꼭 이겨서 재민이의 노력에 보답하고 싶었다"라며 이재민 코치의 손을 꼭 잡았다.
이재민 코치에게 힘들지 않냐고 묻자 "선수들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는건 정말 큰 즐거움"이라고 자연스럽게 화제를 선수들에게 돌렸다. 다시 팀을 LCK 무대로 올린 심경에 대해 추가로 질문하자 그는 "아파서 선수들한테 제대로 신경쓰지 못했는데 자기가 없는 동안  정말  열심히 노력해줘서 고맙다. LCK에서 좋은 성적 거둘수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로 심경을 대신했다.
열정으로 병마와 싸우고 있는 이재민 코치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바로 최고의 e스포츠 리그인 롤챔스 무대다. 그는 엷은 미소와 함께 새로운 도전을 다짐하고 있다. 이재민의 열정이 멈추지 않고 하나의 인간 승리를 예감하게 하고 있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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