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에 풍비박산' 한화 마운드, 관리 문제 없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8.30 05: 55

송창식마저, 한화 투수 부상 돌림병  
2년째 부상 악몽, 관리 문제 도마 위
"우리도 관리 같은 거 한다". 

지난 26일 대전 NC전을 앞두고 김성근 한화 감독이 한 말이다. 전날 NC전에서 선발 송은범이 12실점을 하기까지 내버려둔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송은범은 볼 개수에 관계없이 6회까지 가려고 했다. 송창식·심수창·장민재를 안 쓸 생각이었다"며 "어깨가 무겁다고 해서 아껴뒀다. 우린 트레이너가 오케이하지 않으면 못 쓴다. 우리도 관리 같은 거 한다"고 말했다. 
어깨가 무겁다고 한 투수였던 송창식은 지난 27일 문학 SK전에서 불펜 투구를 했다. 이틀을 쉰 상태에서 등판을 대기했지만 경기에 나서진 않았다. 팔꿈치 통증 때문이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송창식의 오른팔은 얼음주머니로 칭칭 감겨져있었다. 통증이 가라앉지 않은 송창식은 29일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31일 요코하마 미나미공제병원에서 정밀검진 받는다. 
거의 대부분 투수들이 선수생활 동안 크고 작은 부상을 시달리거나 달고 다닌다. 어깨나 팔꿈치는 쓰면 쓸수록 닳는 분필과 같다. 소모품이기 때문에 그 어떤 투수도 중간에 한두 번은 브레이크가 걸린다. 그런데 최근 2년간 한화에서는 믿기지 않을 만큼 부상 투수들이 속출한다. 제대로 관리가 됐다면 단기간 이렇게 많은 투수들이 부상에 쓰러지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해부터 그랬다. 시즌을 마친 뒤 윤규진(어깨) 배영수(팔꿈치) 최영환(팔꿈치) 이동걸(무릎) 등이 수술을 받았다. 팔꿈치가 안 좋아 시즌 마지막 3주를 던지지 못한 박정진은 고심 끝에 수술이 아니라 재활을 택했다. 올해는 시즌 전에 임준섭이 팔꿈치 수술을 받고 군입대한 것을 시작으로 시즌 중 에스밀 로저스와 안영명이 각각 팔꿈치, 어깨 수술을 받고 아웃됐다. 
5월초 일본에서 어깨 관절와순 진단을 받은 김민우는 기약 없이 재활 중이다. 올 시즌에는 보기 어렵다. 여기에 1군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는 송은범과 장민재가 각각 어깨 근육미세손상과 팔꿈치 만성통증으로 3주가량 쉬었고, 그들이 돌아온 뒤에는 권혁이 지난 24일 팔꿈치 건염으로 엔트리 말소됐다. 설상가상 5일이 지난 뒤에는 송창식마저 부상 이탈 위기에 놓여있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올 시즌 심수창·이태양·윤규진은 손가락 물집 때문에 한 번씩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기도 했다. 
경기 중 불의의 사고로 부상을 당한 송신영과 이동걸의 사례를 제외해도 시즌 내내 돌림병처럼 투수들이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단지 우연으로만 볼 수 있을까. 김성근 감독은 "투수들의 부상은 일정하지 않은 폼과 밸런스의 문제"라고 늘 입버릇처럼 말한다. 부상당하기 쉬운 폼으로 던지면 악화되기에 투구폼을 바로잡기 위해 힘을 쓴다. 그런데 궁극적으로 왜 폼과 밸런스가 무너졌는지 그 이유에 대한 답은 "선수들이 좋을 때 폼을 쉽게 잊어먹기 때문"이다. 관리문제가 아니란 것이다. 
지금까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화 투수들의 부상 발생은 빈번하다. 1년도 아니고 2년째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그로 인해 한화는 지난해도 올해도 시즌 막판 승부처에서 100% 전력을 다해 싸우지 못하게 됐다. 투수들은 번갈아가며 다치고, 지켜보는 팬들의 시선도 걱정과 우려도 가득하다. 부상 쓰나미에 풍비박산 난 한화 마운드, 과연 이대로 괜찮은 걸까. /waw@osen.co.kr
[사진] 로저스-안영명-김민우-송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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