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귀' PD "택연·김소현 케미, 처음부터 끝까지 100점" [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08.31 09: 00

 박준화 PD에게 실패란 없었다. 그동안 tvN 시즌제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부터 ‘식샤를 합시다’, 그리고 ‘싸우자 귀신아’까지 승승장구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달리고 있다. 실제로 만난 그는 선한 미소를 가진 마음 따뜻한 ‘아재’였다. 질문 하나하나에 자신의 생각을 정성껏 답하며 물어보지 않은 얘기도 들려줬다. 정말이지 사람 냄새가 가득했다.
30일 종영한 월화드라마 ‘싸우자 귀신아’는 4.1%(닐슨코리아 제공·전국 기준·이하 동일)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물론 10%를 찍은 전작 로코 ‘또 오해영’과 비교하면 절반도 채 되지 않았지만 호러라는 장르물치고 낮은 수치는 아니다.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들을 거치며 PD의 연출력이 배가됐고 택연, 권율, 김상호, 김소현 등의 배우들과 찰떡같은 호흡을 자랑했다. 이들이 만난 현장은 ‘지구 최고’였다고. 믿고 보는 감독과 연기파 배우들이 힘을 보태며 ‘싸우자 귀신아’를 보는 재미를 높였다.

-한 작품씩 끝날 때마다 어떤 기분이 드나.
사실 드라마를 할 때는 스태프나 연기자들과 즐겁게 일하려고 한다. 이번 ‘싸우자 귀신아’도 무더웠지만 정말 즐겁게 촬영을 했다. 그래서 그런지 끝나고 나니 공허한 건 어쩔 수 없다.
-배우들 사이에서도 이번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다들 워낙 잘해줬으니까. 저는 촬영할 때 화를 내는 스타일은 아니다. 저희 연기자들이 각각의 캐릭터 구현에 있어서 100%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줬다. 그래서 현장에서도 지연될 일이 없었다. 촬영도 빨리 빨리 끝났고 웃으면서 했다. 정말 재밌었던 작업이었다.
-호러와 로코를 합친 ‘호로코’라는 장르가 새로웠다.
기본적으로 귀신이 나오는 호러다. 하지만 박봉팔과 김현지가 남자와 여자이기 때문에 로맨스가 전혀 없을 순 없었다. 시종일관 무서우면 단순한 공포물을 벗어나기 힘들다. 그래서 오경자 캐릭터 등 코믹한 캐릭터들을 추가했다. 웹툰을 보면서 귀신에 대한 스토리만 구현하는 게 아니라 사람 얘기를 더하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드라마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나.
제 드라마의 기본적인 방향은 힐링이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공감하면서 그 시간만큼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또 봉팔과 현지의 연애담을 보면서 사랑의 감정을 되새기길 바랐다. 10대나 20대가 가장 많이 봤을 것 같지만 (시청률 집계표를 보면)40대가 가장 높다. 그 다음이 30대다. 과거의 사랑을 떠올리면 설레고 풋풋한 기억이 있지 않나. ‘봉지커플’이 엄마 미소가 그려질 정도로 기분 좋게 만들어준 것 같다.
-옥택연을 똑똑한 배우라고 칭찬하셨더라.
정말 그렇다 똑똑하다. NG도 거의 안내더라. 보통 감독이 디렉션을 주면 그대로 이해하고 표현하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택연은 원하는 것을 거의 구현해낸다. 바로 알아듣고 감독이 원하는 연기를 보여준다.
-아직 청소년인 김소현은 어떤 배우인가.
천상 배우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모를 수 있는 감정도 표정으로 표현한다. 가식 하나 없는 정말 순수한 소녀다. 가식이 아닌 순수는 연기로 만들 순 없다. 저는 극중 현지의 ‘싫은데~’라는 대사가 너무 좋았다. 어떤 이들은 애교를 부리면 오글거리지만 그 친구는 순수하고 귀엽다.
-두 사람에게 주문한 연기는 무엇이었나.
현지는 다른 귀신과는 다르다. 코마상태였고 엄밀히 따지면 귀신이 아니다. 의식을 잃고 영혼이 돼 구천을 떠돌지만 봉팔에게 만큼은 사람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가령 공부를 가르쳐달라고 하거나 식탐을 부리는 모습이 그렇다. 김소현에게 ‘굳이 귀신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사람이라고 생각하라’고 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귀신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으니 순간이동이나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각인시키려 했다.
-옥택연과 김소현의 케미스트리에 몇 점을 주고 싶나.
처음부터 끝까지 100점이었다. 봉팔과 현지의 그림은 제가 보기에도 굉장히 귀엽고 풋풋했다. 옥택연과 김소현의 케미가 잘 붙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호러보다 로맨스가 강조됐다는 반응도 있었다.
퇴마 호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늘 새로운 모습을 바란다. 그 안에서 보여줄 수 있는 퇴마는 단조로울 수밖에 없다. 귀신을 캐릭터로 잡아 다른 형태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남녀가 한 공간에 있으면 남녀의 관계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 멜로를 위해 만들어싸기 보다 설정이 멜로가 붙을 수밖에 없었다. 둘의 모습이 저는 극중 캐릭터가 한 번도 연애를 해보지 못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사람들과의 관계의 여유가 없었다고 생각했고 서로를 신뢰하고 다각가는 모습, 일반적인 모습으로 변하는 과정의 모습이 아닌가 싶었다. 그러면서 이들이 서로를 바라보면서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위로를 해준다고 해야하나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현지가 핑크 드레스를 너무 오래 입었다.
저도 갈아입히고 싶었지만.(웃음) 봉팔이 새 옷을 태워서 현지에게 준다는 것은 큰 의미다. 봉팔은 돈을 아끼고 저축하는 아이인데, 자주 옷을 태우는 게 맞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봉팔이 현지에게 무언가 해주고 싶은 느낌이 들 때 새로운 의상을 입는 게 낫겠다 싶었다. 때마침 갈아 입었다. 하하./  purplish@osen.co.kr
[사진]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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