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생생톡] 트라웃 “목표는 건강, 기록은 따라올 것”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9.16 06: 00

완성형 타자로 더욱 거듭난 2016 시즌
홈런과 도루 모두 놓치지 않겠다 다짐
 ‘건강하기만 하다면’이라는 전제는 많은 선수들에게 붙는다. 부상을 자주 당하는 선수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할 때도 자주 등장하지만, 현재 최고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선수의 앞날을 예견할 때도 심심찮게 쓰인다.

마이크 트라웃(25, LA 에인절스)이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바꿀 수 있을지 궁금증을 품고 있는 이들에게 가능하다는 말을 하려면 마찬가지로 ‘건강하기만 하다면’이라는 단서가 붙는다. 트라웃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는 부분이 없지 않다. 그만큼 그는 명백히 이 시대 최고의 선수다.
올해 142경기에서 타율 3할1푼7리, 27홈런 89타점 25도루로 개인적으로는 MVP를 받았던 2014년에 뒤지지 않는 기록을 내고 있지만, 팀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에 그치고 있다. 지난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만난 트라웃은 “이번 시즌은 분명 팀이 원하는 위치에 있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더 이기기 위해 애쓸 것이다”라며 아쉬워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발전이 없지 않았다. 올해는 41홈런을 날린 지난해만큼의 홈런 페이스는 아니지만, 그래도 현재까지 27홈런으로 30개에 근접했다. 대신 타율과 출루율을 높이며 완성형 타자로 거듭나고 있다. 볼넷(98개)/삼진(126개) 비율도 개선된 모습이다. 특히 볼넷과 출루율(.434)은 현재 리그 1위. 좀 더 까다로운 타자가 된 것은 높은 볼에 대한 약점을 일정부분 극복해냈기 때문이다.
낮은 공을 퍼 올려 펜스를 넘기는 것은 트라웃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지만, 대신 과거엔 높은 패스트볼에 어정쩡한 대처를 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트라웃은 “케이지에서 공을 칠 때 티를 높게 놓고 쳤다”고 할 만큼 최근 2~3년간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지금도 꾸준히 연습을 하며 높은 볼을 칠 수 있는 스윙 궤적을 찾고 있다.
지난해에는 도루 시도 자체가 18차례(성공 11개)밖에 없었지만, 올해는 훔친 횟수만 25회다. 이에 대해서는 “더 적극적으로 뛰려고 했고, 계속 기회를 노렸다”고 간단히 언급했다. 이번 시즌에는 실패도 5회밖에 없어 성공률도 훨씬 좋아졌다. 그의 말대로 좋은 기회를 엿보고 살 수 있을 때 뛰었기 때문이다.
트라웃은 지난 3년간 늘 최소 157경기 이상 출전했다. 올해도 142경기에 나서고 있어 150경기 이상 뛸 것이 확실시된다. 전력질주를 많이 하고 외야 수비를 하며 펜스에 부딪히는 일도 잦기에 잔부상도 따를 수 있지만 워낙 튼튼하다. 거기에 자신만의 비결도 생겼다.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하는 그는 “항상 몸을, 특히 다리를 피로하지 않게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고된 훈련보다는 회복에 중점을 둔 경기 준비 방식이다.
주위에서 본 동료의 관점도 일치한다. 같은 팀에 몸담으며 그를 지켜본 최지만은 트라웃에 대해 “타고난 면도 있는 것 같다”고 한 뒤 “야구장에서 보면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지 않고 항상 여유 있게 운동한다. 하지만 코어 근육의 힘은 엄청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트라웃은 팀 훈련 시간에도 자신의 타격이 끝나면 가볍게 각 베이스를 도는 정도의 훈련만 하고 들어가는 날이 많다. 하지만 성공을 거두고 있기에 팀에서도 그의 방식을 존중한다.
1991년생인 트라웃은 아직 커리어가 많이 남았지만, 이미 많은 이들이 그의 미래에 대한 예측을 쏟아내고 있다. 홈런에 주력하면 700홈런도 넘을 가능성도 없지 않고, 도루에도 신경을 쓰면 500-500도 불가능이 아니다. 하나도 포기할 생각은 없다. “될 수 있는 한 최고의 선수가 되도록 할 것이다. 홈런을 많이 치고, 도루도 많이 하고 싶다. 그리고 계속 건강하고 싶다. 그럴 수만 있다면 기록은 따라올 것이다”며 그는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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