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선수들, 일일 농구선생님으로 변신한 사연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9.23 12: 26

삼성 선수들이 오랜만에 어린이들과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서울 삼성은 한국대표로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2016 머라이언컵에 출전하고 있다. 1승 1패를 기록한 삼성은 4강에 진출, 24일 상하이 샤크스(중국)와 대결을 앞두고 있다. 23일은 모처럼 경기가 없어 선수단이 휴식을 취하는 날이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대회 주최 측에서 경기가 없는 선수단의 선수들을 초청해 인근 초등학교에서 일일 체육교사 자원봉사를 권하고 있다. 삼성의 막내 임동섭, 김준일, 이호현, 이종구가 선생님으로 나섰다. 해외전지훈련에서 연일 이어진 경기로 피로가 쌓였지만, 어린이들을 위해 아침잠을 마다하고 기꺼이 침대에서 나왔다. 

숙소에서 자동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펑산초등학교가 있었다. 천연잔디가 깔린 운동장과 최신식 체육관을 보유한 이 학교는 뛰어난 체육시설을 자랑했다. 다인종의 학생들이 서로 어울려 교복을 입고 한창 체육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삼성 선수들은 김준일, 이호현 그리고 임동섭, 이종구로 팀을 나눠 36명의 8살 어린이들을 지도했다. 선수들은 드리블의 기초부터 레이업슛, 골밑슛까지 다양한 기본기를 성심성의껏 가르쳤다. 장난기가 많은 초등학교 학생들도 한국에서 온 프로농선수들이란 말에 신나게 수업에 임했다. 
고사리같은 손으로 드리블하고 슛을 던지는 어린이들의 모습에 선수들도 시종일관 미소를 지었다. 꼭 운동을 잘 가르친다기보다 농구에 흥미를 붙여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선수들은 1시간 30분동안 두 개 학급의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쳤다. 이호현과 김준일은 특히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김준일은 학생을 번쩍 들어서 덩크슛을 시켜줘 인기만점이었다. 임동섭은 슛 자세를 하나하나 잡아주는 등 세심하게 지도를 했다.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된 수업이 모두 끝나자 선수들은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그만큼 열심히 봉사를 했다는 뜻이다. 김준일은 “아이들이 정말 귀엽고 한국 아이들보다 말을 훨씬 잘 들어서 보기 좋았다”며 웃었다. 임동섭은 “한국보다 체육관 시설이 좋고, 아이들이 즐기면서 운동을 배워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삼성은 머라이언컵을 마치고 귀국한 뒤에도 오는 10월 1일 오전 10시 어린이대공원에서 시각장애인과 팬과 함께하는 패럴림픽 봉사활동을 실천하는 등 프로구단으로서 사회공헌까지 신경을 쓴다는 계획이다. 삼성의 이러한 노력이 프로농구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길 기대해본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싱가포르=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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