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슈틸리케, "불필요한 엔트리 논란 일으킨 게 가장 큰 실수"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6.09.26 10: 37

"가장 큰 실수는 23명의 선수를 소집하지 않아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한 것이다."
카타르-이란과 월드컵 최종예선에 나설 23명의 슈틸리케호 주인공이 공개됐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 4차전에 나설 23명의 엔트리를 발표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내달 6일 카타르(수원)와 3차전을 치른 뒤 이란 원정길에 올라 11일(테헤란) 4차전을 벌인다.
중국, 시리아와 1, 2차전서 엔트리 논란에 시달렸던 슈틸리케 감독은 23명을 모두 채웠다. 관심을 모았던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과 김신욱(전북)이 최전방 공격수로 낙점을 받았다. 좌우 풀백 자원은 기존 이용(울산)과 오재석(감바 오사카)에 정동호(울산)와 홍철(수원)이 새롭게 가세했다.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서울)도 가세했다. 김보경(전북)도 오랜만에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시리아전서 승점 2를 잃었기 때문에 카타르와 이란전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극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실수는 23명의 선수를 소집하지 않아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한 것"이라며 "20명 혹은 23명을 소집하느냐에 따라 경기력과 실수가 좋아지지는 않지만 23명을 뽑으면서 향후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슈틸리케 감독과 일문일답.
- 각오.
▲ 김영권이 부상으로 낙마했다. 시리아전서 승점 2를 잃었기 때문에 카타르와 이란전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극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 2경기 승점 목표와 '악연' 이란전 준비는.
▲ 이란전에 앞서 홈에서 카타르전이 있어 이를 간과하고 이란전을 생각하는 건 옳지 않다. 앞서 말했지만 본선에 나가기 위해서는 최소 승점 22는 얻어야 한다. 1, 2차전을 보니 22에서 1~2점이 부족해도 통과는 할 수 있겠지만 섣불리 생각하기는 어렵다. 홈 5경기는 모두 승리해야 수월하다. 카타르전에 집중해서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지난 월드컵 최종예선을 보면 홈에서 할 때 1-1로 비기다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넣어 간신히 이겼다. 최종예선은 어떤 경기든 쉽지 않아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
- 기성용이 군사훈련 뒤 팀 내 입지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 해외리그 소속 선수들의 상황은 예전보다 호전됐다. 지동원과 석현준은 과거 주전으로서 기회를 잡지 못했는데 현재 주전으로 나오고 있다. 기성용은 2월부터 소속팀 입지가 다소 줄어들었지만 우리 팀에서 주장 역할을 하는 중심 선수다. 한국에 오면 체크를 해서 출전 시간을 결정해야 한다.
- 엔트리 발탁 배경은.
▲ 여론의 반응이나 논란은 잘 알지만 더 중요한 게 감독인 내가 스스로 어떤 경기를 펼쳤는지다. 나부터 개선할 것을 개선하고 경기를 보고 분석하고 비판한다. 감독으로서 경기 뒤 인터뷰서 한 말과 차분히 영상을 보면서 갖게 되는 생각은 많이 다르다. 지난 경기서 3가지 실수를 범했다. 경기가 끝난 직후 잔디 상태에 언급을 했는데, 침대축구 등에 대해 얘기하는 건 핑계거리를 찾는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 시리아전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3번째 교체카드를 쓰지않은 것도 실수였다. 우리 쪽으로 경기가 기울어지긴 했는데 체력적으로 지친 상황서 '황의조를 투입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가장 큰 실수는 23명의 선수를 소집하지 않은 것이다.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했다. 중국전을 하기 전부터 논란이 나왔는데 승리하면서 잠잠해졌지만 시리아전 무승부 이후 크게 논란이 됐다. 20명 혹은 23명을 소집하느냐에 따라 경기력과 실수가 좋아지지는 않지만 23명을 뽑으면서 향후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했다.
- 손흥민이 소속팀서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는데.
▲ 선수 평가는 경기력과 외적인 부분으로 나뉜다. 지금 경기력은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 소속팀 활약이 본인의 자신감 상승에 도움이 되고, 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외적인 행동은 간혹 문제가 있다. 지도자도 때로는 팀 분위기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불손한 태도를 주의해야 한다. 손흥민의 행동뿐만 아니라 우리팀에서 있지 않았지만 기성용과 이청용도 소속팀 감독과 문제가 있었다. 난 한국 선수들의 태도를 항상 칭찬을 하고 다닌다. 한국 선수들의 긍정적 자세와 규율 있는 자세는 믿어도 된다고 적극적으로 한국 선수를 추천한다. 그러나 이런 행동을 조금씩 보인다는 건 본인과 한국 축구의 위상 면에서 도움이 될 게 없다. 선수단을 모은 뒤 얘기를 하겠지만 국민들의 주목을 받는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경기장 안팎에서 한국 축구의 위상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 경기장 밖보다는 안에서 모든 걸 쏟아붓는 선수를 더 보고 싶다.
- 김신욱과 곽태휘가 새롭게 가세했는데.
▲ 곽태휘는 여름 이적 시장서 팀을 옮기면서 사우디리그 종료 후 한참 쉬다가 서울로 와 몸을 한참 만들고 있어 지난 소집 때 부르지 못했다. 명단 발표 하루 전에 딱 1경기를 소화했는데 퇴장을 당했다. 소속팀서 더 훈련하고 몸을 만들 수 있게 해준다는 차원에서 소집을 안했는데 중국-시리아전을 치르면서 경기를 뛰든 안 뛰든 곽태휘 같은 베테랑이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곽태휘를 부르지 않은 건 실수였다. 김신욱은 지속적으로 인내를 갖고 지켜봤다. 본인이 최근 인터뷰서 드디어 몸 상태가 돌아왔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군사훈련 뒤 시즌 초반 못 뛰거나 적게 뛰었지만 현재 꾸준히 출전하며 득점까지 기록하며 몸 상태가 좋아졌다. 김신욱은 석현준, 황의조와는 또 다른 유형의 스트라이커다. 지동원까지 3명의 다른 스트라이커 옵션이 있다. 시리아전 같은 경기서 큰 키를 활용한 득점 루트를 만들 수 있어 기대하고 있다.
- 홍철과 정동호, 권순태가 복귀했는데 좌측 풀백 활용 계획과 정성룡의 제외 배경은.
▲ 권순태를 포함해 4명의 골키퍼를 놓고 끝까지 저울했다. 정성룡이 고질적으로 앓고 있는 무릎건염이 재발해 치료를 받고 있어 제외했다. 시리아전도 그래서 출전하지 못했다. 홍철은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왼발잡이 풀백이다.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해야 한다. 오재석이 카타르전서 징계로 나오지 못해 역할이 더 커질 것이다. 정동호는 양 쪽을 다 뛸 수 있다. 장현수를 중앙에 기용하려 한다.
- 마지막으로 할 말은.
▲ 시리아전을 승리하지 못한 건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많은 비판을 받고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분명한 건 2년 동안 이런 일이 처음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이 잘해왔고 끝까지 잘해줄 것이라 믿는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오는 국민들도 긍정적인 응원을 부탁드린다. 선수들도 경기장서 뛰는 11명이 가장 빛나야 한다. 불이 꺼져도 빛날 정도의 활약을 펼쳐야 한다. 팬들이 긍정적인 성원을 보내주시면 잘할 것이라 믿는다.
■ 카타르-이란전 소집명단(23명)
FW :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 김신욱(전북)
MF : 정우영(충칭 리판), 김보경(전북), 한국영(알 가라파), 손흥민(토트넘), 이재성(전북),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기성용(스완지 시티), 남태희(레퀴야), 구자철, 지동원(이상 아우크스부르크)
DF : 장현수(광저우 R&F), 홍정호(장쑤 쑤닝), 김기희(상하이 선화), 곽태휘(서울), 이용, 정동호(이상 울산), 오재석(감바 오사카), 홍철(수원)
GK :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김승규(빗셀 고베), 권순태(전북)
예비명단 : 황의조(성남), 황희찬(잘츠부르크), 윤일록, 고광민(이상 서울), 김민혁(사간 도스), 김동준(성남)/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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