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인정한 슈틸리케, 새 출발선에 서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6.09.27 05: 10

허니문은 끝났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재빨리 실수를 인정하고 새 출발선에 섰다.
그간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시선은 긍정적인 게 많았다. 감독으로서 이름값은 낮았지만 지난해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과 동아시안컵 우승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내며 의혹의 시선을 걷어냈다.
과정 또한 박수를 받았다. 무명 공격수 이정협(울산)을 발탁해 대성공을 거두면서 신데렐라 스토리를 써내더니 이후에도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은 선수 선발과 확고한 원칙으로 여론의 환영을 받았다.

실패가 없으면 성공도 없는 법. 지난 6월 스페인과 평가전서 1-6 참패를 당한 슈틸리케호는 체코를 꺾으며 살아나는 듯했지만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서 중국을 간신히 이기고 시리아와 비기며 물음표를 지우지 못했다.
불씨는 '엔트리 논란'으로 옮겨갔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종에선 1, 2차전인 중국, 시리아전서 기용 가능한 23명에 3명 모자른 20명만으로 엔트리를 꾸렸다. 경기장에서 뛰지 못하는 선수가 나오지 않기를 바랐던 마음이자, 새 소속팀에 수월하게 적응하라는 수장의 배려였다.
그러나 중국, 시리아전서 내용과 결과를 모두 놓치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슈틸리케 감독도 한 걸음 물러섰다. 자신의 실수를 빠르게 인정했다. 가라앉은 팀의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궁극적 목표인 월드컵 본선행을 위해서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26일 카타르-이란과 3-4차전 명단을 발표하며 "시리아전서 승점 2를 잃었기 때문에 카타르와 이란전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극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면서 "나의 가장 큰 실수는 23명의 선수를 소집하지 않아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한 것이다. 23명을 뽑아 향후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내달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서 펼쳐지는 카타르전이 새 출발선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홈 5경기를 모두 승리해야 수월하다. 카타르전에 집중해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면서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당시 홈에서 시리아와 1-1로 맞서다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로 간신히 이겼다. 최종예선은 어떤 경기든 쉽지 않아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심은 고민거리인 최전방과 좌우측 풀백으로 쏠린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전문요원 카드를 빼들었다. 최전방 공격수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과 김신욱(전북)을 재발탁했고, 좌우측 풀백 요원인 홍철(수원)과 정동호(울산)도 불러들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신욱은 석현준, 황의조와는 또 다른 유형의 스트라이커라 지동원까지 3명의 다른 옵션이 있다"면서 "홍철은 우리가 보유한 유일한 왼발잡이 풀백이다. 우리의 점유율 축구에 큰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오재석이 징계로 카타르전에 나오지 못해 역할이 더 커질 것이다. 정동호는 좌우 양 쪽을 다 뛸 수 있다"고 기대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다시 허니문을 즐길 수 있을까./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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