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 단장 된 김응룡, "나라를 위해서라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0.19 06: 17

김응룡 전 감독, 세계선수권대회 단장 맡아
선수-감독 이어 단장으로도 태극마크 달아
감독으로는 은퇴했지만 야구 사랑과 봉사는 계속된다. 김응룡(75) 전 감독의 은퇴 후 행보가 그렇다.

대한야구협회는 오는 28일부터 내달 6일까지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개최되는 제2회 세계야구선수권대회(23세 이하) 국가대표팀 단장으로 김응룡 전 감독을 선임했다. 선수-감독에 이어 단장으로도 태극마크를 단 김응룡 감독이 다시 한 번 국가를 위해 나선 것이다. 단장직에는 어떤 보수도 없지만 야구를 사랑하고 국가를 위하는 마음으로 생애 첫 멕시코행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야구협회 관계자는 "우리 야구계에 김응룡 감독님만한 큰 어른이 없으시다. 우리나라 최초로 야구대표팀 우승을 이끄셨던 분으로 여러 경험과 노하우들을 코칭스태프·선수들에게 전수해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단장으로 모셨다. 운 좋게 감독님이 시간과 일정에 여유가 있으셔서 수락을 하셨다"고 밝혔다.
제주도 성산읍에 자신의 이름을 딴 야구장을 짓고, 유소년 야구팀 창단을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 감독이지만 이달 초 제의를 받은 끝에 없는 시간을 쪼갰다. "야구협회에서 요청이 와서 단장을 맡았다. 내가 또 대표팀이라면 열심히 하지 않는가. 국가를 위해 국제대회에 나가게 됐으니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으면 국가를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해 이겨야하지 않겠나"라는 것이 김응룡 감독의 말.
김응룡 감독은 국가대표와 인연이 깊다. 1961년부터 1972년까지 12년간 국가대표 4번타자로 활약했고, 1977년에는 국가대표 감독을 맡아 니카라과 슈퍼월드컵에서 우리나라 야구 사상 첫 국제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도 사령탑을 맡아 동메달을 획득한 김 감독은 한국야구 최초로 올림픽 메달까지 견인했다.
그리고 16년의 시간이 흘러 단장으로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 감독은 "국가대표선수 12년, 감독 5년을 하는 동안 가장 싫었던 게 뒤에서 이러쿵저러쿵 잔소리 많이 하는 것이었다. 이번에도 선수들에게는 '감독 말만 잘 들어라'는 한마디만 했다. 난 옆에서 선수단을 보조하면서 마음속으로 응원할 뿐이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대회는 만 23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됐다. 장차 한국야구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유망주들이 포함돼 있다.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국제대회를 한 번 치르고 나면 기술도 향상되고, 자신감도 가질 수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 야구를 이끌 선수들이 힘낼 수 있도록 관심 많이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다만 대표팀 구성에 있어 선수 차출을 거부한 구단들도 있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김 감독은 "국가를 위해 열흘 정도만 보내주면 나라도 좋고, 선수 개인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텐데 아쉬운 부분이다"면서도 나머지 팀에서 소집된 선수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번 세계야구선수권대회는 장채근 홍익대 감독이 사령탑을 맡아 투수 11명, 포수 3명, 내야수 6명, 외야수 4명으로 총 24명의 선수들로 구성됐다. 16일 소집돼 훈련을 시작했으며 26일 출국할 예정이다. 한국은 개최국 멕시코를 비롯해 베네수엘라, 체코, 파나마, 남아프리카공화국과 A조에 편성됐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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