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4] ‘득점권 0.069’ LG 타선, 가을의 소화불량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25 22: 30

타격에서의 약세야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지만 이렇게 안 맞을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특히 득점권에서의 빈타가 너무 심각했다. LG는 최선을 다했지만 이런 득점권 타율로 한국시리즈를 넘보기는 어려웠다. 밥상은 충분했지만 소화시킬 능력이 없었다. 
LG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3-8로 패배,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가을야구 종료가 확정됐다. 돌이켜보면 너무나도 아쉬운 것이 많은 시리즈였다. 1차전에서는 2-0으로 앞서고 있다 마무리 임정우가 9회 끝내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고, 2차전에서는 팽팽한 승부에서 허프의 실투 하나가 박석민의 결승 2점 홈런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타선도 시리즈 내내 득점권에서 빈타를 면치 못했다. 1차전에서 득점권 타율은 4타수 무안타, 2차전에서는 6타수 무안타였다. 3차전에서는 무려 10번의 득점권 타석에서 단 1개의 안타(연장 11회 양석환 끝내기 안타)가 나오는 데 그쳤다. 이 부문을 어떻게 회복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는데 4차전도 무기력했다. 득점권 성적은 9타수 1안타였다.

사실 일찌감치 앞서 나갈 기회야 여러 번 있었다. 1회 선두 문선재가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이천웅의 희생번트로 1사 3루가 됐다. 그러나 박용택의 볼넷으로 이어진 1사 1,3루에서 히메네스가 2루수 방면 병살타를 쳤다. 2회 2사 후 정성훈의 2루타로 만들어진 득점권 찬스에서는 유강남이 3루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선취점을 뽑은 3회는 마땅히 대량득점, 아무리 못해도 2점은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무사 만루를 만들어 해커를 흔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용택의 타구가 내야를 뚫어내지 못하며 2루수 방면 병살타가 됐다. 1점을 얻었지만 찜찜했다. 이어진 2사 3루에서는 히메네스가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1-1로 맞선 4회 2사 후에는 다시 정성훈이 2루타를 치며 분전했지만 유강남이 3루수 땅볼로 득점에 이르지 못했다.
5회에는 1사 후 문선재의 볼넷, 2사 후 박용택의 안타로 2사 2,3루 기회를 잡았으나 히메네스가 3루수 땅볼로 물러나 득점권 타율 0의 행진이 이어졌다. 만약 앞선 기회에서 1~2점 정도를 더 도망갈 수 있었다면 이날 경기 양상은 완벽히 달라질 수 있었다. 그러나 기회를 살리지 못한 LG는 1-1로 맞선 7회 박석민에게 솔로포, 김성욱의 2점 홈런을 얻어맞고 경기가 굉장히 불리해졌다.
결국 LG는 8회 2사 만루에서 박민우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주저앉았다. 남은 이닝을 고려하면 너무나도 뼈아픈 실점이었다. 1-6으로 뒤진 8회에도 박용택의 볼넷, 히메네스의 2루타로 무사 2,3루를 만들었으나 오지환과 채은성이 삼진을 당했다. 정성훈이 2타점 좌전 적시타로 겨우 이날 첫 득점권 안타가 나왔다. 그러나 이미 점수차는 많이 벌어진 뒤였다.
LG의 이번 플레이오프 득점권 타율은 29타수 2안타, 6푼9리였다. LG의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은 2할8푼6리로 리그 평균 2할9푼3리보다 조금 떨어지는 수치였다. NC전 득점권 타율은 2할7푼3리. 포스트시즌의 공기를 생각한다고 해도 6푼9리의 득점권 타율은 머리로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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