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OB 더비' 보는 김인식, "전력은 두산, 감독은 NC"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6.10.27 06: 10

 "흐뭇하다. 시리즈를 흥미있게 볼 것 같다."
2016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지략 대결을 펼칠 김경문(58) NC 감독과 김태형(49) 두산 감독은 OB(현 두산) 동문이다. OB와 두산에서 선수, 코치, 감독을 차례로 지낸 닮은꼴 경력을 가진 두 감독의 한국시리즈 대결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이가 있다.
바로 김인식(69) WBC 대표팀 감독이다. 그가 과거 두산을 지휘할 때 김경문 감독과 김태형 감독은 김인식 감독 밑에서 각각 6년, 9년을 지냈다.

김인식 감독은 1995년 OB 사령탑을 맡자마자 전년도 꼴찌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2003년까지 9년간 지휘하며 579승(두산 감독 최다승 기록, 556패)을 기록하며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1995년, 2001년)을 차지했다.
김인식 감독 뒤를 이어 배터리 코치였던 김경문 감독이 2004년 두산 사령탑에 올랐다. 김경문 감독은 2011시즌 중도 사퇴할 때까지 8시즌 512승(432패)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없고, 준우승만 3회(2005년, 2007년, 2008년)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 두산 사령탑에 취임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3위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93승을 거두며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승 신기록을 세웠다. 2년간 172승(115패).
김인식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전망해달라는 질문에 "시즌 때와는 조금 다른 양상은 있을 것이다. 일례로 두 팀이 맞대결 15승1패를 했다 하더라도 그 1패가 한국시리즈에서 나올 수 있다"며 "전력상 두산이 무조건 우위다. 하지만 감독 경력을 무시 못한다. 경험은 김경문 감독이 풍부하다. 두산이 모든 면에서 우위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정규시즌 때처럼 쉽게 해내지는 못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1~2선발 투수의 대결에서 시리즈 승부가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4선발까지 있다 하더라도 결국 1~3선발이 하는 것이다"며 "특히 1~2번 선발 대결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점수가 굉장히 안 나더라"고 주목했다.
두산은 1차전 니퍼트, 2차전 장원준, 3차전 보우덴, 4차전 유희관을 우-좌-우-좌 지그재그로 내세운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는 NC는 1차전 스튜어트(6일 휴식), 2차전 해커(4일 휴식)가 나설 것이 유력하다. 마산구장으로 옮긴 3~4차전 선발은 미정이다.
김 감독은 "두산은 공격면에서 전체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낫다. 그런데 야구라는 것이 전혀 못 치다가도 결정적인 한 방을 치면 이길 수 있다. 무게있는 선수가 해낸다. NC는 플레이오프에서 박석민 영입 효과를 보지 않았나"라며 "100경기 넘게 치르는 시즌은 전력 차이가 나면 못 이긴다. 그러나 단기전은 감독의 작용도 영향력이 있다고 본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두 감독의 스타일에 대해 묻자, 그는 "둘 다 뚝심있는 스타일이다. 예전에 김태형 감독을 9년 데리고 있었다. 김경문 감독은 6년 함께 있었다. 김태형은 생글생글하면서 선수들을 두루 잘 아울렀다. 김경문은 자기 일에 충실하고, 말이 별로 없는 스타일로 느꼈다. 그런데 나중에 들어보니 금방 달아오르는 성격도 있더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두 사람 다 초반에 번트 같은 것은 잘 안 댈 것이고, 힘으로 정공법으로 밀어붙이는 면이 많을 것 같다"고 단기전 작전을 예상하며 "흥미있게 경기를 볼 것이다. 오랜만에 나랑 같이 지냈던 사람들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어서 흥미있다"고 웃었다. /orange@osen.co.kr
[사진] 1991년 OB 팬북에 실린 김경문-김태형 감독의 선수 시절 모습(아래 사진) / 두산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