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유희관 “잘 던지면 재훈이 형도 기뻐할 것”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10.29 06: 37

투수 전체가 정재훈 몫까지 대신하겠다는 마음가짐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가을 부진까지 만회할 각오
유희관(30)이 정재훈(36, 이상 두산 베어스)의 몫까지 던질 각오로 한국시리즈에 나선다.

두산은 29일부터 NC 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판타스틱 4’의 일원인 유희관은 일찌감치 4차전 선발로 등판할 것을 통보받았고, 마산에서 던질 준비를 하고 있다. 28일 미디어데이 행사에 앞서 있었던 사전취재 자리에서 만난 그는 “계속 경기를 보며 여유 있게 기다렸다. 체력이 회복된 것 같다. 타자들은 멀리 치고 있고, 투수들도 좋은 공을 던진다”며 팀 전체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렸다.
그러나 셋업맨 정재훈이 우측 어깨 회전근개 부분파열로 인해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한 것은 팀 전력은 물론 선수들의 마음에도 아쉬움을 남겼다. 유희관 역시 “시즌 처음부터 같이 했고, 투수들이 많이 따르는 정신적 지주였다”라며 그가 없는 점을 아쉬워했다.
하지만 승부가 코앞에 와있어 안타까운 마음만 가지고 있을 수는 없다. 그는 “재훈이 형이 얼마 전에 야구장에 오셨는데 안색이 안 좋으시더라. 자기 몫까지 열심히 해서 우승하라고 하셨다. 우리가 잘 던져주면 재훈이 형도 기뻐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차분히 이야기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다른 투수들이 잘 던져주는 것이 정재훈이 갖고 있는 마음의 짐을 덜어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지 모른다.
우선 팀 전력이 전체적으로 강해 시리즈 전망은 밝다. “1, 2차전에 니퍼트와 (장)원준이 형이 잘 던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는 것이 유희관의 생각. 이어 그는 “1차전에 니퍼트가 스타트를 잘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4차전 선발이라 비중이 크지 않다. 홈에서 좋은 결과를 가지고 가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을 이었다. 크게 부담을 갖지 않는 눈치였다.
주변 시선에도 개의치 않고 있다. 유희관은 “컨디션은 전체적으로 좋다. 신경 쓰지 않고 하던 대로 하려고 한다. 어차피 잘 하면 잘 쉬어서라고, 안 되면 경기 감각에 문제라고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끝내는 5차전의 승리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우승까지의 과정에서 부진하며 비난도 없지 않았다. 이번에는 2013년에 얻었던 ‘가을 사나이’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정중동의 자세로 준비했다.
처음 검진 결과가 나왔을 때 예상대로 정재훈이 한국시리즈에 합류하는 기적은 없었다. 하지만 모든 투수들이 그의 몫까지 대신하겠다는 각오로 뭉쳐있다. 유희관 역시 마찬가지. 마운드 위에서 평소보다 1이닝을 더 던진다는 생각으로 책임지면 된다. 그럴 수만 있다면 두산이 정재훈의 공백을 느끼지 않고 우승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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