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수다①] '쇼핑왕' 작가 "시청자 사랑 없었다면 결말 달라졌을 것"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11.15 14: 40

 역주행의 기적. 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극본 오지영, 연출 이상엽)를 한 마디로 설명하라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5.6%(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동일)의 시청률로 시작해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고, 동시간대 1위 기록하며 11.0%를 넘어서기도 했다.
최약체라는 말을 들으며 시작했던 ‘쇼핑왕 루이’가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마무리할 것을 누가 예상했을까. 서인국이라는 대세 배우, 첫 미니 여주인공에 도전한 아역 출신의 남지현, 여기에 신인작가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였지만 되레 신선함으로 작용했다. 시청자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꾸준히 상승세를 이룬 것만 봐도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이 키운 드라마라는 것이 오지영 작가의 설명. 만약 시청자들의 사랑이 없었다면, 생각하던 결말로 가지 못하고 산으로 갔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가슴이 철렁했다.
‘쇼핑왕 루이’를 집필한 오지영 작가는 종영 후 OSEN과 가진 인터뷰에서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소감으로 “정말 행복하고, 감사드릴 사람들 천지다”라며 밝게 웃었다. 오지영 작가는 따뜻한 힐링 로맨스로 안방극장에 신선한 첫 발자국을 찍었다.

다음은 오지영 작가와 나눈 일문일답.
-첫 미니를 잘 마무리한 소감이 궁금하다.
▲행복하다. 시청자의 사랑을 못 받으면 다른 드라마가 될 수도 있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는 게 시청자 여러분이 사랑을 주셔서 이야기의 톤을 끝까지 지킬 수 있었다. 사실 저희가 모든 걸 다할 수 있는 세팅이라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었다. 너무 감사한 마음에 엔딩을 보고서 극장에서 울었다. 마지막까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엔딩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나.
▲시놉시스 상에서부터 정해져 있었다. 지킬 수 있느냐 없느냐는 그 다음 문제였다. 보물상자에서 뭐가 나오냐가 뒷이야기를 틀려면 틀 수 있었다. 감독님과 회의하고 상의하면서 약속했다. 원래 지키려던 거 하자고. 그렇게 하게 됐다.
-대본을 탈고했을 때 소감은 어땠나.
▲사실 제가 16부 끝까지 써본 게 처음이다. 그날 분명히 피곤했음에도 너무 기뻐서 24시간 잠을 못 잤다. 피곤한 게 싹 달아났다. 벅차서 깨있었다. 너무 좋아서 누워도 있다가 나들이도 나갔다가 그랬다. 마지막 촬영을 3부를 한꺼번에 촬영해서 바빴는데 저는 털었으니까 마음 편했다. 감독님과 배우들에게 믿음이 있어서 마음이 편했다.
-사실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잘 될 거란 예상을 못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저도 사실 시작하기 전에 뻔한 이야기다, 신인작가다, 그런 이야기 들을 때마다 너무 위축됐던 게 사실이다. 걱정이다 싶으면서도 감독님께서 저를 이 작품을 선택해주신 것에 끝까지 잘 써야겠다는 마음이었다. 첫 시청률 나오면서 조금씩 올랐는데, 큰 욕심 두지 말고 계속 하던 대로 하자고 서로 격려해줬다.
-기적의 역주행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시청률을 확인할 때마다 내심 이러다가 1위도 하는 거 아닌가 싶진 않았는지.
▲처음에는 1위 생각도 안 했는데 나중에 1등 했다고 감독님께서 시청률 표와 문자 보내주셨다. 깜짝 놀랐다. 이런 일도 있나.
-현장에서는 시청률과 같은 수치보다는, 즐기고 서로 배려하며 작업을 했다고 했다. 그런 분위기가 아무래도 대본에 더욱 긍정적으로 영향을 끼쳤나.
▲시청률 안 나올 때도 사실 뭐라고 저한테 하면 위축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 누구도 아무도 그러지 않았다. 더 힘내서 써야지, 그런 생각이었다. 저희 감독님이 사실 선비 같으시고 좋으시다. 그래서 분명히 신인작가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많았을 텐데도 표용해주시고 마음껏 써보라고 해주셨다. 너무 감사드린다.
-종방연에서는 배우들과 스태프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저는 처음이라 잘 몰랐는데 모든 드라마가 이렇게 종방연에 많은 사람이 오는 건 아니라고 하시더라. 정말 다 오시고 2차 끝까지 다 오시고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케이크 커팅식하는 데도 가슴 뜨거운 현장이었다. 되게 뭉클하더라. 배우분 들께서도 너무 행복하게 촬영했다고 이야기하시더라.
-드라마에 달린 댓글은 보셨나.
▲댓글 보면, 좋은 말씀을 많이 써주시더라. 사실 글을 쓰다보면 힘들 때도 있지 않나. 되게 힘이 나더라. 시청률 안 나와도 힘났다. ‘악플’ 이런 게 아니라 응원한다는 글이 많더라. 끝까지 열심히 초심을 잃지 말고 써야겠다는 마음이 느껴졌다. 모든 게 다 처음 받는 상황이라, 물론 제가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은 아닌데 부담이나 이런 게 생기지 않나. 댓글을 보면 배가 부르고 힘이 솟았다.
-함께 작품을 만든 이상엽 PD, 배우들, 시청자들에게 한 마디 전하자면?
▲일단 감독님한테 너무 감사드린다. 사실 감독님께서 이렇게 작품을 안 해주셨다면 다른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 정도로 감독님이 지지해주셨고 마음껏 쓸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셨다. 연출도 잘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배우들에게도 다 감사드린다. 다 감사드릴 사람들뿐이다. 저는 그냥 얹혀간 것이 아닐까.
시청자 여러분들께도 진짜 감사드린다. 시청자가 키운 드라마라는 게 딱 맞는다. 최선을 다하자고 좋은 생각만 했던 것 같다. 1부 시작하기 전에 떨리고 걱정되고 그럴 때 감독님께서 카톡으로 ‘이럴 땐 루이가 이렇게 말하죠. 나만 믿어.’ 힘이 됐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함께 힘을 가진 감독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 besodam@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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