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로 내려간 최다우승팀’ 성남, 예고된 몰락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11.21 06: 00

명문구단 성남FC가 충격적인 강등을 당했다. 하지만 예견된 참사였다. 
성남FC는 20일 오후 3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서 강원FC와 1-1로 비겼다. 1차전서 0-0으로 비겼던 성남은 원정 다득점에서 밀려 챌린지 강등이 확정됐다. 
성남은 K리그에서 가장 많은 7번의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명문구단이다. 2014년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했지만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K리그는 물론 ACL까지 소화했던 성남이 챌린지로 떨어진 것은 그야말로 충격이다. 

성남의 몰락은 지난 9월 김학범 감독이 사퇴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다. 성남은 2014년 야심차게 영입한 박종환 전 감독이 폭력사태 파문으로 돌연 사퇴했다. 이상윤 대행, 이영진 대행이 줄줄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강등위기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때 사태를 수습한 인물이 바로 김학범 감독이었다. 6년 만에 성남 사령탑에 복귀한 그는 팀을 강등위기서 구해냄은 물론 중위권으로 도약시켰다. 
올 시즌 성남의 출발도 좋았다. 7월 초순 18라운드까지 성남은 4위(8승5무5패)를 달렸다. 그 중 챔피언 서울에게 거둔 3-1 승리도 포함돼 있었다. 이후 성남은 2승4무6패로 부진했고 7위로 전락했다. 결국 김학범 감독은 9월 성적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성남이 성적을 원한다면 전임 김 감독 못지않은 역량이 있는 지도자를 데려와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구단은 구상범 대행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성남은 김학범 감독의 사퇴이유로 ACL 진출권이 멀어진 것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김 전 감독은 전력보강을 두고 구단 측과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의 사퇴가 엄청난 나비효과가 돼 돌아올 것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구단은 성남이 다시 상위권으로 반등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 분위기였다. 
구상범 감독대행 체재서 성남의 성적은 1승2무6패로 더욱 곤두박질쳤다. 구 대행은 데뷔전에서 수원FC를 2-1로 잡은 것이 유일한 승리였다. 수원FC가 챌린지로 강등됐으니 결과적으로 큰 의미를 부여하기도 어려웠다. ACL를 바라본다던 성남이 하위스플릿은 물론 강등까지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그럼에도 ‘설마 성남이 강등될까’하는 안일한 분위기였다. 
성남의 몰락은 계속됐다. 그나마 팀을 추슬렀던 구상범 대행은 가장 중요한 승강플레이오프서 팀을 떠났다. 변성환 코치가 임시로 팀을 맡았지만 팀내 분위기는 이미 와해될 대로 와해된 상황이었다. 결국 성남은 강원과 2경기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강등을 면치 못했다. 
잦은 지도자 교체에 따른 전술적 변화를 선수들은 감당하지 못했다. 구상범 대행은 황의조를 날개로 돌리는 등 전술적 변화를 감행했지만 성적이 뒷받침되지 못했다. 강등이 확정된 후 변성환 코치는 “우리 팀이 추구하는 것은 4-2-3-1이다. 김학범 감독 계실 때부터 써왔다. 내부적으로 문제점을 진단한 것은 10번 자리에 설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황의조는) 본인이 부담스러워하는 부분이 있다. 전술과 전략 짤 때 우리 팀 스쿼드에 맞게 짜는 게 바람직하다. 선수들과 교감하고 연습했다. 결과론이지만 내 판단이 잘못됐다. 2경기 결과는 내가 책임져야 한다”고 자책했다. 
성남은 시즌 중 지도자 교체라는 모험수를 감행했음에도 뚜렷한 대안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팀이 색깔을 잃고 표류하는 계기가 됐다. 이제 성남은 챌린지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우선 지도자 선임이 시급한 과제다. 핵심전력 선수들을 지키는 과정도 쉽지 않아 보인다. 과연 챌린지로 떨어진 성남이 과거 명문구단의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을까. / jasonseo34@osen.co.kr 
[사진] 성남=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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