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2' 노리는 KGC, 사익스로 불안하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12.08 06: 20

KGC인삼공사가 키퍼 사익스(23, KGC)로 대권을 노릴 수 있을까.  
안양 KGC인삼공사는 7일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6-17 KCC 프로농구 2라운드서 이정현의 버저비터로 고양 오리온을 101-99로 물리쳤다. KGC(11승 5패)는 단독 3위를 지켰다. 
이겼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은 승리였다. KGC는 가드형 외국선수를 뽑았을 때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사익스는 3쿼터까지 12점,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김승기 감독은 4쿼터 사익스를 거의 쓰지 않는 편이다. 높이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데이비드 사이먼이 빠지면 팀이 그대로 무너질 우려가 있다. 

우려했던 장면이 나왔다. 4쿼터 종료 1분 45초를 남기고 사이먼이 5반칙으로 퇴장을 당했다. 김승기 감독이 사익스를 투입했다. 사익스는 막판 김강선에게 U파울을 얻어냈다. 하지만 자유투 2구 중 1구를 실수하며 경기를 뒤집을 기회를 놓쳤다. 이정현의 버저비터가 터지지 않았다면, 사익스에게 패배의 책임이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가드형 외국선수라고 득점력이 모두 폭발적인 것도 아니다. 사익스는 평균 13.7점으로 득점 20위다. 사익스보다 득점력이 떨어지는 외국선수는 에릭 와이즈(11.5점, 25위)와 커스버트 빅터(9.4점, 41위) 둘 뿐이다. 출장시간이 적다고는 해도 국내선수와 비슷한 생산력이다. 
더욱 문제는 수비다. 사익수는 로테이션 수비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팀 수비에서 구멍이 되는 경우가 많다. 작은 신장 탓에 대인방어에서도 문제가 있다. 김승기 감독은 “사익스가 지역방어에 당황한다. 슈팅도 자신이 없다. 포인트가드를 힘들어 해서 슈팅가드로 포지션도 바꿔줬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언더사이즈 빅맨 마이클 크레익(16.4점, 6.5리바운드), 웬델 맥키네스(20.2점, 8.2리바운드), 마커스 블레이클리(16.7점, 9.5리바운드)는 사익스와 비슷한 출장시간에도 생산력이 뛰어나다. 메인센터가 퇴장을 당해도 이런 선수들이 있으면 대신 골밑을 맡길 수 있다. KGC는 이런 팀과 만나면 2,3쿼터 리바운드 주도권을 빼앗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승기 감독은 “2,3쿼터 리바운드 싸움에서 우리가 밀리다보니 힘들다. 그렇다고 (사익스를) 바꾸기도 뭐하다. 지켜봐야 한다”며 사익스의 기량에 썩 만족하지 못했다.  
같이 뛰는 동료들의 입장도 비슷하다. 오세근은 “외국선수 두 명 뛸 때 (우리가) 우위를 점하는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없어서 아쉽다. (사익스가) 열심히 하려고 한다. 파이팅 넘치는 선수다. 어리기 때문에 활기차다. 그런 면이 좋다. 다만 경기 내적으로 손발이 안 맞는 부분이 있다. 감독님이 혼자 할 수 있는 (공격은) 사익스 보고 처리하라고 한다. 수비에서 손발을 많이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KBL은 화려한 가드형 외국선수 도입을 장려하기 위해 장단신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 시즌 조 잭슨의 성공으로 장단신제는 성공을 거두는가 싶었다. 하지만 올 시즌만 놓고 보면 단연 언더사이즈 빅맨의 성적이 뛰어나다. 이대로라면 다음 시즌 가드형 외국선수, 특히 포인트가드는 멸종될 가능성이 높다. 
벌써부터 마커스 블레이클리를 두고 각 구단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지난 시즌 4위를 했던 KGC인삼공사는 어찌됐든 키퍼 사익스로 가야하는 입장이다. 사익스가 조 잭슨처럼 각성해주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 jasoneo3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