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의 韓 에이스 3총사, 피하지 못한 수술 운명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2.09 06: 11

류현진, 지난해 팔꿈치 수술 후 2년째 재활
김광현 팔꿈치, 윤석민 어깨 차례로 수술대
류현진에 이어 김광현과 윤석민도 수술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10년간 한국야구를 이끈 에이스 투수 3인방이 최근 2년 사이 차례로 전부 수술대에 오르며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데뷔 10년을 기점으로 수술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SK 김광현이 지난 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정밀검진 결과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결정한 가운데 8일에는 KIA 윤석민이 어깨 웃자란 뼈를 제거하는 클리닉 수술을 받았다. 이에 앞서 LA 다저스 류현진이 지난해 5월24일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했고, 올해는 9월29일 팔꿈치 괴사조직 제거수술까지 받았다.
류현진은 어깨 수술 후 재활로 지난해 1년을 통째로 쉬었고, 올해 마이너 재활 등판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돌아왔지만 복귀전이 시즌 첫 등판이자 마지막이었다. 관절경 수술을 받고 내년 시즌을 기약했지만 재기는 불투명하다. 김광현은 내년 1년 재활이 불가피하며 윤석민도 내년 전반기 복귀가 불확실하다.
류현진·김광현·윤석민이 누구인가. 2000년대 중반 KBO리그에 혜성처럼 나타나 한국야구를 이끌던 에이스들이다. 특히 무수한 국제대회에서 인상 깊은 활약을 했다. 류현진은 무려 6개 대회에 나왔고, 김광현과 윤석민도 5개 대회씩 태극마크를 달고 던졌다. 3인방이 함께 뭉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찬란한 빛을 냈다.
그러나 소속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팔이 빠져라 던진 그들도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다. 프로 데뷔 10년을 기점으로 몸이 더는 버티지 못했다. 수술을 미룰 수 없는 상태까지 된 것이다.
류현진은 KBO리그 시절이었던 2006~2012년 한화에서 7년간 총 1269이닝을 던졌다. 포스트시즌 34⅓이닝, 국제대회 51⅔이닝으로 86이닝이 추가로 있다. 국내에서 7년간 총 1355이닝, 연평균 193⅔이닝을 던졌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다저스에서 2년간 정규시즌 344이닝, 포스트시즌 16이닝으로 총 360이닝을 더 던지고야 탈이 났다. 9년간 1715이닝을 소화했고, 10년차가 된 지난해부터 어깨에 이어 팔꿈치까지 연쇄 부상이 찾아왔다.
김광현은 2007년 데뷔한 뒤 올해까지 정확히 10시즌을 치렀다. 정규시즌 1347⅓이닝, 포스트시즌 56⅓이닝, 국제대회 48⅓이닝을 각각 소화했다. 여기에 클럽 국제대회인 아시아시리즈에도 두 차례 나가 12이닝을 던졌다. 10년간 총 1464이닝, 연평균 146⅓이닝을 던지고 수술대에 오른다. 팔꿈치 인대 손상이 전에는 2011년부터 3년간 지속적인 어깨 통증이 반복돼 중간에 공백기가 있었다. 수술 없이 재활로 잘 견뎌냈지만 결국 팔꿈치에 무리가 왔다.
2005년 데뷔해 올해 12년차가 된 윤석민은 2014년 볼티모어 트리플A 노포크에서의 1년을 뺀 나머지 11년을 KIA에서 활약했다. KIA에선 정규시즌 1230이닝, 포스트시즌 28⅔이닝, 국제대회 38⅔이닝, 노포크에선 95⅔이닝. 12년간 총 1393이닝으로 연평균 116이닝밖에 되지 않는다. 다만 윤석민은 소속팀이든 대표팀이든 선발-구원을 넘나들다 보니 피로가 컸다. 등판수는 415경기로 류현진(277경기)·김광현(273경기)보다 훨씬 많다. 2011~2012년을 빼면 2008년부터 매년 어깨 통증으로 시즌 중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세 투수 모두 세월이 흐르고, 쌓아올린 실적만큼 몸값이 상승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며 다저스와 6년 3600만 달러에 계약했고, 김광현은 지난달 4년 85억원에 FA 계약했다. 윤석민은 지난해 3월 KIA와 4년 90억원에 사인했다. 고액 몸값에 수술이라 곱지 않은 시선도 없지 않다. 지난 10년간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팔 빠져라 던진 결과이지만, 프로 세계는 냉정하다. 찬란한 과거보다 냉정한 현재와 미래 가능성에 우선 가치를 둔다. 지금의 시련을 딛고 보란 듯 재기하는 수밖에 없다. /waw@osen.co.kr
[사진] 류현진-김광현-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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