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쎈!늬우스]헤드헌터가 본 청문회 재벌 면접 점수는? '전원 탈락'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6.12.09 07: 43

지난 6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회 청문회에선 우리나라 재계를 이끄는 8대그룹 재벌총수들이 출석해 큰 화제를 모았다. 청문회는 국회가 의정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실이나 진상의 규명, 입법정보의 수집, 관련 전문가 또는 단체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청문회에선 예상대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질의가 집중됐다. 이날 이 부회장의 답변은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적한 대로 ‘모르겠다’ ‘기억 안난다’ ‘제가 부족하다’ ‘앞으로 잘하겠다’의 무한 반복이었다. 안민석 의원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이 부회장을 향해 ‘사지선다 재용’ ‘동문서답 재용’이라고 따지기도 했다.
이 부회장의 태도를 기업의 인재 채용 과정의 핵심 절차인 면접에 빗대 판단해보면 어떨까? OSEN은 면접의 기본 소양인 '거짓 정보를 말하지 않아야' 하고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과 태도'가 타당해야 하며, '핵심을 정확히 말해야 하는' 기준을 놓고 재벌 총수들에 대한 점수를 매겨 보고 싶었다. 

이재용 부회장의 청문회 답변을 정리하면 공손한 말씨이기는 하지만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 했고, '정확히 기억 안난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피하면서 추상어를 반복해서 사용했다. 또한 곤란할 때에는 멀뚱멀뚱 딴전을 피웠고, '수사 중이다' '부족하다 송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또한 송곳 질문엔 침묵을 지켰고, 말은 느리게 하면서 동문서답으로 시간끌기를 했다. 이 같은 요소들은 기업 입사 면접에서는 수험자들이 모두 피해야 하는 요소들이다. 
OSEN은 면접 태도 판단에 대한 공정을 기하기 위해 국내 유명 취업포탈 담당자들에게 '재벌 총수들의 면접 점수를 매겨 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익명으로 처리한다고 해도 정치적인 성향은 답하기 힘들다"는 거절 의사가 돌아 왔다. 
그러나 채용 전문 기업은 달랐다. 헤드헌팅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의 청문회 응답 태도에 대해 냉철하게 점수를 매겼다. 
헤드헌팅 전문기업 HR코어스 이헌구 상무는 "이 부회장 뿐만 아니라 대체적으로 재벌 총수들의 청문회장 태도를 입사 면접 점수로 매긴다면 전원 탈락 수준이다. 취업 면접현장에서 볼 수 있는 절실함도 없었고, 진지함도 없었다. 핵심을 전달하지도 않았다"고 평했다.
햄파트너스 정대훈 부장 역시 "점수를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빵점이다. 0점 밑으로 기준이 있다면 그 이하도 가능하다. 모르쇠 일관으로 꼭 취업면접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자리에 대한 목적도 상실했던 자리"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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