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결산]③ "그대가 있어 행복" 구단별 MVP는 누구?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6.12.27 10: 30

[OSEN=야구팀] 선수들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지름길은 역시 그라운드 위에서의 활약이다. 개인적 명예와 부도 뒤따라온다. 올해도 좋은 활약으로 뿌듯한 한 해를 보낸 선수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으뜸인 선수들을 살펴봤다. 올해를 빛낸 구단별 영광의 얼굴들이 여기에 있다.
▲LG 임정우 '미래로 떠오른 초보 마무리' 
후반기 에이스로 활약한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허프의 활약도 뛰어났지만, 풀타임으로 뒷문을 책임진 초보 마무리 임정우의 성공은 LG의 미래를 밝게 한다.

임정우는 67경기에 출장해 70⅔이닝을 던지며 3승8패 28세이브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했다. 지난해 후반기 임시 마무리로 5세이브를 거둔 임정우는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 마무리 임무를 맡았다. 6월 한 때 부진하며 패배가 많기도 했지만, 새로운 LG 소방수로 자리를 굳혔다. 구원왕 김세현에 이은 세이브 부문 2위. 내년 패배 숫자를 줄이고 평균자책점을 2점대로 낮추는 것이 과제다.
▲넥센 신재영 '신데렐라 우뚝'
좋은 재능과 가능성은 인정받았다. 그러나 작년 이맘때까지만 해도 어디까지나 ‘추정치’였다. 1군에서 보여준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랬던 신재영은 올해 리그 최고의 신데렐라로 등극하며 ‘신인’으로 시작되는 모든 상을 휩쓸었다. 올해가 첫 1군 무대였던 신재영은 시즌 30경기에서 168⅔이닝을 던지며 15승7패 평균자책점 3.90으로 호투했다. 팀 내 투수 중 가장 많은 선발 등판을 가졌고, 팀 내 투수 중 가장 많은 승전보를 알렸다. 토종 선발 하나를 키워내기도 힘들어지는 여건 속에서 단번에 두 자릿수 승수 투수가 탄생한 것은 좀처럼 보기 드문 일. 다른 구단보다 특이한 여건에 놓인 넥센이 올바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알린 주역이기도 하다.
▲KIA 이범호 '만점 가성비' 
올해 여러가지의 개인적인 기쁨을 누렸다. 우선 3년째 주장을 맡으면서 팀 동료들을 하나의 뭉치게 만들어 2011년 이후 5년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이끌었다. 인품과 능력, 리더십까지 향후 감독감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번째는 타율 3할1푼, 33홈런, 108타점 데뷔 17년만에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생애 첫 '타율 3할, 30홈런, 100타점' 클럽 가입이었다. 정교함과 장타력에 해결사 능력까지 과시했다. 
그것도 FA 계약 첫 해에 가성비 최고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나이 때문에 계약기간 3+1년, 36억원이라는 높은 조건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성실하고 견실한 플레이와 마음가짐으로 최고 성적을 올렸다. 마지막으로는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혀온 허벅지 통증을 훌훌 털었다. 34살의 나이에도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138경기를 뛰면서 내구성까지 과시했다. 
▲두산 니퍼트 '압도적 MVP'
더스틴 니퍼트는 올해 두산을 넘어 KBO리그를 압도했다. 모두가 인정했다. 니퍼트는 올해 KBO리그 MVP와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이견이 나올 수 없게 만들었다.
지난해 부상으로 아쉬웠던 정규 시즌을 만회하기 위해 절치부심한 니퍼트는 시작부터 달랐다. 개막전 삼성을 상대로 6이닝 1실점으로 막아내며 첫 승을 달성한 니퍼트는 6연승을 달리며 올해 활약을 예고했다.
니퍼트는 5월에 잠시 주춤하는 듯 했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고 두산의 '판타스틱 4' 선발진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 결과 니퍼트는 단순한 다승 1위(22승), 평균자책점 1위(2.95)가 아닌 홀로 20승 돌파, 2점대 평균자책점이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작성하고 모두의 인정을 받았다.
▲SK 최정, '건강 찾은 홈런왕, 최고 3루수 복귀'
리그 최고 3루수로 평가되던 최정의 적은 내부에 있었다. 부상이었다. 2014년은 82경기, 2015년은 81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온몸이 아픈, 종합병동이었다. 부상과 싸우는 통에 성적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러나 건강한 최정은 역시 의심할 필요가 없는 선수였다. ‘부상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최정은 올해 141경기에서 40발의 대포를 터뜨리며 에릭 테임즈(NC)와 공동 홈런왕에 올랐다. 106개의 타점도 개인 경력 최다. 3루수 골든 글러브에도 복귀했다. 비록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빛이 바랬지만 재도약의 힘찬 발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간판의 귀환이 이뤄진 2016년이었다.
▲ 한화 김태균 '시작은 미약, 끝은 창대' ​
최악의 출발이었지만 결국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다. 김태균은 누가 뭐래도 김태균이었다. 5월24일까지 김태균은 42경기 타율 2할7푼6리 1홈런 16타점 OPS .747로 그답지 않은 성적을 냈다.
한 때 스스로 2군행도 자청할까 생각했지만 최악일로를 걷는 팀 상황을 외면할 수 없었다. 1군에서 버티고 버틴 김태균은 스스로 돌파구를 찾았고, 한 차례도 결장없이 144경기를 모두 선발로 뛰었다.
타율 3할6푼5리 193안타 23홈런 136타점 94득점 108볼넷 97삼진 OPS 1.044. 역대 KBO리그 최초의 300출루(310출루) 대기록으로 출루율(.475) 타이틀도 가져갔다. 2008년 이후 8년 만에 골든글러브(지명타자)도 받았다. 한화 자존심을 지킨 4번타자였다. 
▲롯데 이정민 'FA 트리오 능가하는 가성비'​
FA 윤길현과 손승락을 영입해 불펜 강화를 꾀하려고 했던 롯데였지만, 정작 불펜의 에이스이자 마운드를 지탱한 선수는 연봉 6500만원의 프로 15년차 베테랑 이정민이었다.
이정민은 67경기에 등판해 5승2패 2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3.16의 성적을 남겼다. 팀 내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고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은 1.73으로 리그 60경기 이상 등판한 불펜 투수 21명 중 6번째로 높았다.
초반 롱릴리프, 패전조, 추격조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지만 결국 이정민은 필승조 위치까지 상승했다. 완급조절에 눈을 뜨면서 마운드에서 안정감을 심어줬고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NC 박석민 '나이테박 주역' 
NC는 올시즌을 앞두고 박석민을 영입하며 '우승 청부사' 역할을 해주길 바랐다. 그에게 4년 총액 96억원의 금액을 안겨준 이유다. 결국 박석민은 NC를 우승으로 이끌지 못했다. 그러나 박석민은 NC를 우승 가까이 인도하기도 했다. 박석민은 정규시즌 126경기에서 타율 3할7리 32홈런 104타점 OPS 9할8푼2리의 성적을 기록하며 '나테이박' 완전체 타선을 이끌었고, 정규시즌 2위에 기여했다.
또한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과 4차전에서 모두 결승 홈런을 쏘아올리며 NC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과 포스트시즌 시리즈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기도 했다(플레이오프 시리즈 MVP). 박석민의 정규시즌과 가을야구 공헌도를 확인했던 한 시즌이었다.
▲삼성 최형우 '정확성 & 파괴력 으뜸' ​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이었다. 정확성과 파괴력을 고루 갖춘 최형우는 올 시즌 타율(0.376), 최다 안타(195개), 타점(144개) 등 3개 부문 1위에 등극했다.
3년 연속 30홈런 100타점을 달성하는 등 국내 최고의 토종 거포로서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그는 "개인 성적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긴 슬럼프도 없었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하루 이틀 못치면 그 다음부터 잘 쳤다. 크게 불만족스러운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올 시즌이 끝난 뒤 KIA와 4년간 총액 10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은 최형우의 이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팀컬러 변화를 예고했다. 도루왕 출신 박해민과 김상수 뿐만 아니라 구자욱, 배영섭, 조동찬 등 빠른 선수들을 앞세워 상대 배터리를 교란시킬 계획이다. 장타 생산은 이승엽과 외국인 타자의 몫이 될 전망이다.
▲ kt 박경수 '2년 연속 커리어 하이'
박경수는 kt 이적 후 새 야구 인생을 쓰고 있다. 지난해 타율 2할8푼4리 22홈런 73타점을 기록하며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뗐다. 그리고 올해는 타율 3할1푼3리 20홈런 80타점으로 자신의 기록을 다시 한 번 뛰어넘었다. 출루율 4할1푼2리, 장타율 0.522 역시 모두 커리어하이의 기록이었다. 유한준, 앤디 마르테 등 중심 타자들이 이탈했을 때 외롭게 클린업 트리오를 지켰다.
시즌 막판에는 우측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된 것이 아쉬웠다. kt는 박경수가 선발에서 빠지면 무기력한 패배를 많이 당했다. 반면 경기에 나섰을 때는 극적인 순간을 연출하기도 했다.
9월 10일 수원 KIA전에선 5-6으로 뒤진 8회말 2사 만루에서 임창용을 상대로 역전 만루포를 날렸다. 친정 LG를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치기도 했다. ‘스포츠투아이’의 집계에 따르면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4.09로 팀 내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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