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집중분석] ‘최고 경력’ 오간도, 얼마나 위력적인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10 14: 57

경력만 놓고 보면 역대 최정상급 외국인 선수가 KBO 리그 무대를 밟는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33승 투수의 알렉시 오간도(34·한화)가 주인공이다. KBO 리그 최고 외국인 투수 판도를 바꿀 만한 거물급 외인의 등장이라는 평가다.
한화는 10일 공식발표를 통해 오간도와의 계약을 알렸다. 계약 금액만 180만 달러로, 공식 발표액 기준으로 지난해 에스밀 로저스(한화·190만 달러)에 이은 역대 2위 기록이다. 금액에서 볼 수 있듯이 화려한 경력을 가진 선수가 바로 오간도다. MLB 팬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름이기도 하다.
도미니카 출신인 오간도는 텍사스 시절이었던 2010년 MLB에 데뷔했다. 첫 해 불펜에서 44경기에 나가 4승1패 평균자책점 1.30의 빼어난 성적을 거둔 오간도는 이듬해 선발로 전향해 개인 최고 성적을 냈다. 오간도는 2011년 31경기(선발 29경기)에서 169이닝을 던지며 13승8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했다. 개인 최고 성적으로 남아있다.

당시 오간도의 위력은 단순한 승패, 평균자책점 외에서도 잘 드러난다. 당시 오간도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팬그래프기준)는 무려 3.3이었다. ERA-는 81로, 리그 평균 100에 비해 훨씬 낮았다. 리그 평균보다 월등히 뛰어난 성적을 냈다는 의미였다. 그런 오간도는 텍사스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다.
30대에 접어든 근래에도 괜찮은 성적이었다. 2015년 보스턴에서는 불펜서 64경기에 나가 3승1패 평균자책점 3.99로 일익을 담당했다. 지난해에도 애틀랜타에서 36경기에 나가 2승1패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했다. MLB 무대에서 꾸준히 활약했고, 불펜 성적이 끼어 있기는 하지만 283경기(선발 48경기) 출전의 경력은 화려함 그 자체다.
최근 한국에 온 선수 중 화려한 MLB 경력을 자랑했다던 헥터 노에시(KIA)는 MLB에서 단 한 번도 0.3을 넘는 WAR을 기록한 적이 없다. KBO 무대에서 위력을 선보였던 로저스 또한 2012년 0.9의 WAR이 최고 기록이었다. 데이비드 허프(LG) 또한 11승을 거둔 2009년 WAR이 1.3이었다. 오간도의 경력 무게감을 실감할 수 있다.
오간도는 파워피처 유형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MLB 통산 9이닝당 탈삼진 개수가 7.28개에 이른다(19.4%). 헥터는 16.2%, 로저스는 18.8%, 허프는 13.3%였다. 9이닝당 볼넷은 3.27이지만 어쨌든 탈삼진이 볼넷에 비해 2배가량 많다. 선발로 뛰었던 2011년도 K/BB 비율이 2.93에 이르렀다.
강속구가 뒷받침이 되기에 가능하다. 오간도의 MLB 경력 평균 포심패스트볼 구속은 94.9마일(약 153㎞)에 이른다. 세월이 흐르면서 구속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지만 지난해에도 평균 94마일(약 151㎞)의 포심을 던졌다. 선발로 뛰면 이 평균구속은 낮아질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나 그래도 140㎞ 후반대의 강속구는 기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포심의 가치는 이미 MLB에서도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다. 또한 오간도는 투구폼도 다소 거친 선수로 KBO 리그 선수들이 타이밍을 맞추는 데 애를 먹을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두루 던지고, 최근 들어서는 투심패스트볼도 섞는다. 주무기는 슬라이더인데 평균 84마일(135㎞) 정도가 나온다. 강력한 포심과 슬라이더의 조합은 진부하지만 여전히 뛰어난 위력을 발휘하는 짝꿍이다. 이런 오간도의 헛스윙 유도율은 MLB 통산 9.9%로, 로저스(8.5%), 헥터(9.5%), 허프(6.8%)보다도 높다.
물론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나이라는 점에서 분명 예전보다는 내리막에 있는 선수임이 분명하다. 적응 기간이 있기는 하지만 최근에는 불펜에서 계속 뛰었다는 점도 있다. 여기에 부상 경력은 걸린다. 오간도는 2013년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고전한 것에 이어 2014년에는 오른쪽 팔꿈치에 문제가 생겨 꽤 오랜 기간을 쉬었다. 이는 오간도가 이후 MLB 팀들로부터 선발 기회를 받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럼에도 KBO 리그에서는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KBO 리그는 최근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들이 제구 위주의 투수보다는 좀 더 많은 성공을 거두는 추세다. 건강을 유지하고, 포심 위력이 이어질 수 있다면 기본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기대할 수 있다. 오간도가 한화 마운드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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