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L] '폭군' 이제동, "이영호와 붙는 4강, 꿈만 같다"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7.01.10 20: 35

스타1 복귀 두 달만에 이룬 쾌거였다. 2차 예선까지 떨어지면서 힘겹게 출발한 ASL 시즌2에서 4강까지 올라온 '폭군' 이제동은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이제동은 10일 오후 서울 대치동 프릭업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T 기가 인터넷' ASL 시즌 송병구와 8강전서 빠른 상황 판단력으로 초반 승부수를 모두 성공시키면서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이제동은 4강전서 최고의 숙적 '최종병기' 이영호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지난 9일 이제동의 생일. 이제동은 4강 진출 이후 생일까지 건너 뛸 수 밖에 없었던 그간의 복잡했던 속 마음을 털어놨다. 

"ASL 참가를 결정하고 난 뒤 예선을 나섰는데 1차 예선에서 떨어졌었다. 부산 내려가는 KTX 안에서도 힘들었었다. 부산에서 예선을 통과하고 24강 16강도 어렵게 올라오면서 4강까지 가게 되니깐 만감이 교차한다. 4강 상대가 공교롭게도 이영호 선수라 재미있는 것 같다. 결국 만나게 된 것 같다."
컨디션이 좋지 못했던 이유를 묻자 그는 "컨디션이 최악이었다. 한 숨도 잠을 못자고 경기에 임했다. 잠도 안오고 부담감도 심했다. 아무리 송병구 선수가 복귀한지 얼마 안됐다고 하지만 확실히 이름값이 있기 때문에 기존 경험을 무시할 수 없는 상대라고 생각해서 머리 속이 복잡했다"라고 답하면서 "그래도 경기를 할 때는 계속 생각을 했다. 경기에 100% 200% 집중하면서 준비했다"라고 경기만을 생각했던 본인의 마음가짐에 대해 설명했다. 
3-0 완승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현역 시절 흐름을 타면 즉흥적이지만 매서웠던 본인의 감각적인 본능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병구형이 뭔가 변수를 만들것 가았다. 아직 실력적으로 자신감이 부족하면 빌드의 우위를 노릴 수 있다고 생각해서 1세트를 9드론을 준비했었다. 1세트를 가져갔기 때문에 2세트에서는 무조건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주도권을 가지고 가는 빌드를 선택하면 생각이 많을 수 밖에 없고, 실수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주도권 주도로 히드라리스크를 선택했다. 투 해처리 히드라는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었던 빌드였다. 
3세트도 생각대로 경기가 풀렸다. 그려놓은 그림에서 경기가 흘러갔다. 초반 저글링으로 흔들고, 질럿 진출 타이밍도 늦추고, 중앙으로 진출한 질럿 제압도 마찬가지였다."
숙명의 라이벌 이영호와 벌이는 4강에 대해 이제동은 "너무 이 상황이 재미있다. 즐겁고, 이렇게 4강에서 스타1 복귀를 결정했을 때 4강까지 올라가서 영호랑 할 거라는 생각은 못했던 사실이다. 이게 현실이 되니깐 꿈만 같고, 이 상황이 재미있다. 남은 1주일 동안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끝으로 이제동은 "어제 생일이었는데 팬 분들께서 축하를 많이 해주셨다. 집 밖으로 나가지는 못했다. 자고 일어나니깐 1월 10일이었다. 조금 씁쓸했지만 그런 마음이 다 사라졌다"라고 환한 웃음으로 승리를 기뻐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많은 팬 분들이 아직도 스타1를 기억을 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걸 그동안 잊어버렸다. 스타1을 놓은지 5년 정도 됐고 나이도 있는 상태라 어느 정도 내려놨었다. 이번에 ASL을 참가하면서 많은 팬 분들의 관심과 응원이 너무 감사하게 느껴졌다. 그런 팬 분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몸둘 바를 모르겠다"면서 진심어린 감사인사를 전했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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