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의 인디살롱] 잔나비 “뮤지션리그에 돈 주고 프로모션?“②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7.01.11 14: 30

[OSEN=김관명 칼럼] ①편에 이어.
= 궁금한 게 있다. ‘히든트랙넘버V’ 첫달 ‘로커’로 어떻게 선정된 것인가.
(최정훈) “네이버 뮤지션리그에서 열심히 활동한 덕분이다. 사실, 저희 잘 되기 위해 뮤지션리그에 영상 계속 올린 것뿐인데, 그러다 베스트리그로 올라가고, 또 그러다 톱100에 오르더니, ’히든트랙넘버V’라는 좋은 기회까지 생겼다. 이 고마움을 어떻게 갚아야할지 모르겠다(웃음).”

= 맞다. 특히 인디뮤지션들이 활약할 만한 플랫폼이 우리나라에는 별로 없다.
(장경준) “뮤지션리그는 인지도가 부족한 뮤지션들이 어떤 제약도 받지않고 참석할 수 있는 플랫폼인 것 같다. 본인들이 열심히만 하면 노출도 많이 된다.”
(최정훈) “2014년 봄 뮤지션리그가 처음 생기자마자 참여했다. 당시 사운드클라우드가 유행하면서 뮤지션들이 습작곡을 올리고는 했는데, 우리 생각에는 뮤지션리그가 사람들에게 더 효율적으로 잔나비를 알려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앞으로도 뮤지션리그가 뮤지션들의 곡 발표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
(김도형) “실력있는 뮤지션들이 서로 소통하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 우리도 뮤지션리그를 통해 그린플러그드페스티벌, 뉴이어월드락페스티벌 같은 여러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유영현) ”많은 뮤지션들이 힘들게 곡을 만들고 노래를 불러도 사람들이 알 수 없으면 결국 묻힌다. 특히 우리나라는 그런 기회나 자리가 많지 않다.”
(최정훈) “처음 곡을 만들어 뮤지션리그에 영상을 올렸는데 주위에서 전화가 많이 왔다. 다들 우리가 뮤지션리그에 돈을 내고 프로모션을 하는 줄로 아시더라(웃음).”
(윤결) “회사 없이 힘들게 음악하는 사람들이 자기 음악을 알릴 수 있는 좋은 자리다.”
= 결국 음악인 것 같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잔나비의 매력은 ‘음악’이다. 특히 최정훈의 보컬이 독보적이다. 개인적으로는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건 볼품없지만’(뜨여남품)의 나른한 보컬과 밴드 특유의 경쾌한 곡 진행이 마음에 든다.
(최정훈) “생방송 후 가장 뜨거운 반응을 받은 곡이다. 9일에는 ‘히든트랙넘버V’ 채널을 통해서도 공개됐는데 벌써 6000여명이 봤다. 이 영상은 5일 눈도장 라이브 직전 사전녹화 때 현장에서 직접 부른 것이다.”
여기서 잠깐. ‘뜨여남품’을 비롯해 이들이 지금까지 발표한 곡들을 OST를 포함해 시간순으로 정리해봤다. 잔나비의 디스코그래피다.
2014년 4월 = 데뷔 싱글 ‘로켓트’
2014년 8월 = 싱글 ‘봉춤을 추네’(봉춤을 추네, 사랑하긴 했었나요 스쳐가는 인연이었나요 짧지 않은 우리 함께 했던 시간들이 자꾸 내 마음을 가둬두네)
2014년 10월 = 싱글 ‘November Rain’
2014년 12월 = EP ‘See Your Eyes’(Baby Maybe, See Your Eyes, 너 같아, November Rain, 누구나 겨울이 오면, 달)
2015년 4월 = ‘식샤를 합시다2’ OST(파라다이스)
2015년 5월 = ‘구여친클럽’ OST(알록달록)
2015년 10월 = ‘두번째 스무살’ OST(Cuckoo)
2016년 5월 = ‘디어 마이 프렌즈’ OST(얼마나 좋아, Beautiful)
2016년 8월 = 정규1집 ‘MONKEY HOTEL’(Goodnight, 뜨여남품, Surprise, Wish, The Secret Of Hard Rock, HONG KONG, 꿈나라 별나라, JUNGLE, MONKEY HOTEL, 왕눈이 왈츠)
2016년 9월 = ‘혼술남녀’ OST(웃어도 될까요)
= ‘HONG KONG’도 숨은 명곡이다. 곡을 여는 담백한 기타 사운드, 중독성 강한 후크도 좋지만 무엇보다 내면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가사가 묵직하다.
(최정훈) “정규앨범을 내기 전까지 OST 작업을 주로 해서 우리들의 자전적 노래를 하기 힘들었다. 우리들의 생각이나 사상, 이런 것들이 여물지 않았던 것 탓도 하고. 하지만 ‘HONG KONG’에는 힘든 일, 좋은 일 겪어온 우리들의 자전적 얘기를 담을 수 있었다. 우리 나이 또래들이 고민할 만한, 예를 들어 부모님 세대와의 갈등 이런 것들을 가사에 담았다.”
= 생방송 때 보니까 ‘꿈나라 별나라’를 불러달라는 팬들 요청이 많았다.
(최정훈) “우리만의 색깔을 동요적인 느낌에 담은 곡이다. 어른들의 대화를 아이처럼 푼 그런 곡이랄까? 우리가 존경하는 밴드 산울림도 이런 느낌의 동요집을 낸 적이 있다(1979년 ‘개구쟁이’, 1981년 ‘산할아버지’). 우리도 그런 앨범을 내고 싶다.”
③편으로 이어집니다. /kimkwmy@naver.com
[사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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