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오승환 발탁, 그럼 강정호는 왜 탈락시켰나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01.11 14: 23

결국 오승환이 WBC 대표팀에 승선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WBC 대표팀은 11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예비소집을 갖고 코칭 스태프 회의를 통해 오승환을 발탁하기로 결정했다. 팔꿈치 수술로 재활을 해야 하는 김광현(SK) 대신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 추가로 뽑은 것이다.  
오승환은 지난해 11월 발표된 50인 1차 엔트리에도 빠져있었다. 해외 불법도박 사건으로 벌금형을 받은 것이 문제였다. 특히 KBO가 오승환에게 한국 복귀시 72경기 출장정지의 제재를 가했기 때문에 징계 중인 선수가 국가대표로 참가하는 모양새가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현장 코칭스태프는 확실한 구심점이 부족한 대표팀 마운드 사정상 오승환을 필요로 했다. 오승환 역시 대표팀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김인식 감독도 고민 끝에 최종 발탁을 결정했다. 여론의 비판을 무릅 쓰고 오승환을 뽑은 것이다. 
지난 4일 KBO 기술위원회는 오승환의 발탁을 보류하면서 강정호를 엔트리에서 뺐다. 강정호는 지난달 음주운전 사고 후 도주 혐의를 받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넥센 시절 두 차례 음주운전 적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나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불법도박을 한 오승환이나 음주운전을 한 강정호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은 같다. 오승환의 경우 법적 처분을 받았다고 하지만 기술위원회 스스로 원칙을 깨뜨린 부정적 시선에선 자유롭지 못하다. 오승환을 뽑고, 강정호를 제외한 건 논리적으로 모순이다. 
한국야구는 지난 2년간 도덕성에 큰 흠집이 났다. 불법도박과 승부조작에 음주운전, 명예훼손, 음란행위까지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구본능 KBO 총재는 2017년 신년사에서 부정행위 재발 방지 및 윤리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리그로 거듭날 것을 강조했다. 
오승환을 뽑은 것은 이 같은 KBO의 방향성과도 배치되는 결정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예비 엔트리에도 없던 '오승환 타령'을 하면서 예비 엔트리 선수들은 아무 것도 아니게 되어버렸다. 김광현 대체자로 거론된 유희관(두산) 류제국(LG) 등은 결국 들러리로 전락했다. 성적지상주의 앞에서 원칙과 도의가 깨졌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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