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 잡은 우리카드, 약속 지킨 김상우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1.11 20: 45

[OSEN=장충, 최익래 인턴기자] “현대캐피탈에게 3전 전패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이 아무리 강해도 못 이길 팀 아니다.”
우리카드는 11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현대캐피탈에게 3전 전패를 당했던 우리카드는 올 시즌 처음으로 천적을 잡아냈다. 선봉장은 크리스찬 파다르였다. 파다르는 올 시즌 9호, 개인 통산 3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는 등 37점을 올렸다.
우리카드는 현대캐피탈만 만나면 쩔쩔맸다. 1라운드 홈경기에서는 파다르가 33득점으로 분전했지만 문성민(17득점), 톤 밴 랜크벨트(16득점), 최민호(10득점) 등 세 명이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린 현대캐피탈에 2-3으로 분패했다.

2라운드도 마찬가지였다. 문성민(25득점), 톤(16득점), 박주형(15득점), 신영석(10득점) 등 공격수들의 고른 활약에 우리카드는 맥을 못추고 세트 스코어 1-3으로 경기를 내줬다. 3라운드에서도 1-3으로 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우리카드는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에 승리 없이 3패만을 내주며 상위권 도약의 기회마다 고개를 떨궜다. 역대 전적도 3승 17패로 열세였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상우 감독도 현대캐피탈과의 경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 감독은 “문성민이랑 신영석이 원래 좋은 선수지만 우리만 만나면 아주 펄펄 날더라”라고 너스레를 떤 뒤 “서브 싸움도 항상 밀렸던 느낌이다. 계속 패배가 이어지다보니 아무래도 심리적인 부분도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이내 표정을 고쳐 특유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천적 관계에 연연할 수만은 없다. 다른 팀과 경기할 때 보면 현대캐피탈도 분명 약점이 있다. 톤의 공격력이 떨어진다”고 밝힌 김상우 감독. 그는 이어 “비록 우리가 현대캐피탈에 3패를 당했지만 단 한 번도 셧아웃 패가 없었다. 해볼만 하다는 뜻이다. 오늘 좋은 결과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경기 흐름은 김상우 감독의 바람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듀스 접전 끝에 1세트를 따낸 우리카드는 2세트에서 25-17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두 팀의 맞대결에서 늘 현대캐피탈이 보이던 모습이 우리카드에게 나타난 것이었다.
3세트 시작과 동시에 넉 점을 내주며 다소 침체되는 듯 보였던 우리카드는 그러나 강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역시 파다르를 앞세워 야금야금 추격을 시작했고 결국 12-11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팽팽하던 흐름을 깨는 데 성공한 우리카드는 25-22로 3세트마저 가져가며 승리를 맛봤다.
김상우 감독은 “하루 자면 순위가 바뀐다. 이제 올라가고 싶다. 앞에서 순위싸움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천적을 꺾겠다는 약속을 지킨 김상우 감독이 또 한 번 ‘약속왕’의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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