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픽] '부상악령' 오리온, 4분 만에 날아간 완전체의 꿈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1.12 20: 54

애런 헤인즈(36, 고양 오리온)가 코트에 복귀한 날, 이승현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오리온은 12일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16-17 KCC 프로농구 4라운드 홈경기서 인천 전자랜드를 78-76으로 물리쳤다. 2연승을 달린 오리온은 20승 9패를 기록하며 2위 안양 KGC를 1.5경기 차로 추격했다. 반면 전자랜드는 2연승을 마감하며 울산 모비스에 공동 5위를 허용했다.
헤인즈에게 이목이 쏠린 경기였다. 그는 지난달 7일 KGC 인삼공사와 경기 도중 발목을 다쳐 한 달 이상 결장했다. 헤인즈 대신 뛰었던 제스퍼 존슨은 지난 6일 짐을 싸서 미국으로 떠났다. 

오리온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오데리언 바셋 한 명으로 버텼다. 이승현 최진수 장재석 등이 번갈아 골밑을 맡으며 헤인즈의 공백을 메웠다. 이승현의 헌신은 군계일학이었다. 지난 8일 전주 KCC전서도 23점 8리바운드 3도움을 기록하며 대승을 이끌었다.
양날의 검이었다. 경기 전 만난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승현이의 출전 시간을 줄여줘야 한다"면서 "지금 힘을 너무 많이 쓰면 정작 중요한 플레이오프서 힘을 쓰지 못한다"고 근심을 내비쳤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1쿼터 시작 4분여 만에 악재가 찾아왔다. 커스버트 빅터를 도움 수비하던 이승현이 착지 과정서 왼쪽 발목을 접질렸다. 가볍지 않아 보였다. 고통을 크게 호소하며 들것에 실려 빠져나갔다.
오리온은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상황이다. 헤인즈가 돌아오자 이승현이 이탈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이승현의 발목이 붓지 않게 아이싱을 해놓은 상태"라며 "발목에 부기가 없으면 내일 오전, 부었으면 내일 오후 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헤인즈는 아직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니다. 지난해 부상 복귀전서 바로 부상을 입은 악몽도 있다. 추 감독은 "이제 이틀 훈련했다. 감각과 체력을 봐야 한다"면서 "쿼터마다 몸 상태를 보고 출전시간을 조절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복귀전서 다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본인도 굉장히 조심스럽다. 복귀 첫 경기라 심리적으로 예민한 부분도 있다. 몸이 올라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인즈는 이날 1쿼터 중반 한 달여 만에 코트를 밟았다. 아직 100% 몸 상태가 아닌 듯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컨디션을 되찾았지만 예전만한 파괴력은 아니었다.
당분간 이승현의 결장이 예상되면서 장재석, 최진수, 김동욱 등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헤인즈 없이 상위권을 유지했던 오리온이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dolyng@osen.co.kr
[사진] 고양=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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