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TOP 10] KBO판 명예의 전당, 현역 입성 가능자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15 06: 47

메이저리그(MLB)의 최근 화두 중 하나는 2017년 명예의 전당(이하 HOF)이다. 오는 19일(한국시간) ‘가문의 영광’을 안을 2017년 입성자가 발표된다. 상대적으로 화제가 많지 않은 오프시즌을 뜨겁게 달구는 이슈이기도 하다.
KBO 리그는 아직 MLB와 같은 공식적인 HOF가 없다. 그러나 우리도 리그 역사가 30년을 훌쩍 넘은 만큼 언젠가는 MLB식 HOF가 만들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리그에서 뛰고 있는 현역 선수 중 HOF에 입성할 만한 선수는 누구일까. 통산 성적, 포지션에서의 상징성, 그리고 향후 미래 가치까지 종합해 후보자를 뽑아봤다.
1. 이승엽(41·삼성)

1771경기, 0.304/0.391/0.576, 2024안타, 443홈런, 1411타점
말이 필요 없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만 5번을 수상했다. 443홈런과 1411타점은 KBO 역대 1위 기록인데, 일본에서의 8년을 빼놓은 수치라는 점에서 더 위대하다. 2003년 세운 단일시즌 최다홈런(56개)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화려한 기록에 모범적인 선수생활까지 했다. 현재 성적만으로도 만장일치 HOF 입성이 가능한 선수. 올해를 끝으로 은퇴한다. 화려한 피날레가 가능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2. 김태균(35·한화)
1653경기, 0.324/0.431/0.533, 1828안타, 276홈런, 1157타점
올해를 끝으로 이승엽이 은퇴한다면, 김태균은 이승엽과 양준혁이라는 KBO 타격 역사를 추월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될 것이다. 정확도와 장타력을 모두 갖춘 선수로 통산 타율은 故 장효조(.331)에 이은 역대 2위, 출루율은 역대 1위다. 30대 중반에 이른 나이지만 여전히 리그 정상급 타격 생산력을 뽐내고 있다. 앞으로의 기록 행진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홈런이 아쉽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통산 홈런도 이미 역대 10위다.
3. 임창용(41·KIA)
672경기 1589⅓이닝, 117승75패247세이브, 평균자책점 3.34
투수 부문에서는 현역 HOF와 가장 가까이 있는 선수다. 김용수에 이어 100승-200세이브를 동반 달성한 역대 두 번째 인물이며, 오승환이 가지고 있는 세이브 기록(277세이브)에 가장 근접한 인물이기도 하다. 선발·마무리를 오가며 화려한 경력을 쌓았고 서른을 넘어 일본과 미국 무대까지 진출하는 등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불법도박 징계가 걸림돌이기는 하겠지만 성적만 놓고 보면 이미 기준점을 훨씬 지나쳤을지 모른다.
4. 이호준(41·NC)
1976경기, 0.282/0.362/0.491, 1831안타, 330홈런, 1229타점
이호준은 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거북이’다. 이호준은 다른 스타 선수들이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골든글러브’ 수상 경력조차 단 한 번 없다. 그러나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은 끝에 지금은 남부럽지 않은 통산 성적을 쌓았다. 통산 330홈런은 역대 4위, 1229타점은 역대 3위 기록이다. 최근 4년간 모두 20홈런 이상을 기록하는 등 타격 생산력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여전한 NC 타선의 중심축 중 하나다.
5. 박용택(38·LG)
1803경기, 0.306/0.369/0.453, 2050안타, 181홈런, 969타점, 301도루
양준혁이 가지고 있는 역대 최다 안타(2318안타) 기록에 가장 먼저 도전할 선수다. 2008년을 제외하면 경력 모든 시즌에서 세 자릿수 안타를 쳤던 타격 장인 중 하나. 최근 5년간은 모두 150안타 이상을 쳤을 정도로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현 시점에서 전준호와 더불어 2000안타-300도루 이상을 한 역대 두 명의 선수 중 하나이기도 하다. 올해 역대 안타 2위인 장성호(2100안타)를 뛰어넘을 전망이며, 1000타점 가입도 유력시된다.
6. 배영수(36·한화)
426경기 1938⅔이닝, 128승109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4.35
선발 자원들이 좀처럼 크지 못하고 단명하는 시대에서 통산 성적만 놓고 보면 가장 화려한 현역 선발 투수다. 2004년 17승을 비롯해 6차례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는 등 통산 128승을 기록 중이다. 128승은 역대 6위 기록인데, 5위 김원형(134승)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조만간 ‘올타임 TOP 5’에 진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2004년 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으로 상징적인 ‘2000이닝’도 앞두고 있다. 기록을 좀 더 연장한다면 무난한 입성도 가능하다.
7. 정근우(35·한화)
1380경기, 0.303/0.379/0.424, 1520안타, 95홈런, 575타점, 344도루
리그를 대표하는 ‘작은 거인’으로 서서히 역대 최고 2루수 반열에 올라서고 있다. 2루수 부문에서 역대 최다안타와 도루 기록을 가지고 있고, 10시즌 이상을 뛴 선수로는 타율에서도 1위다. 여전히 정교한 방망이와 20개 이상의 도루를 성공시킬 수 있는 빠른 발을 자랑하고 있다. KBO 리그 역사상 딱 한 명(전준호)만 가지고 있는 2000안타-400도루에도 도전할 수 있는 선수. 현재 추세라면 은퇴시 ‘KBO 역대 최고 2루수’라는 타이틀이 따라올 것으로 보인다. HOF 입성의 충분한 자격 조건이다.
8. 최정(30·SK)
1262경기, 0.292/0.386/0.507, 225홈런, 798타점, 125도루
선배들과 비교하면 통산성적에서는 다소 초라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만 30세에 이미 많은 것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그 선배들의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는 유력한 후보다. 현재 기량을 30대 중반까지만 꾸준히 이어갈 수 있다면 역대 최고의 3루수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도 가졌다. 역대 3루수 부문에서 홈런은 이범호(283홈런), 김동주(273홈런)에 이어 3위, 타점과 득점은 역대 5위다. 차근차근 선배들의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9. 김광현(29·SK)
242경기 1347⅓이닝, 108승63패, 평균자책점 3.41
KBO 리그 역사상 만 28세 시즌까지 100승 이상을 기록한 역대 네 명의 선수(선동렬·정민철·김광현·김수경) 중 하나다. 현재 기량과 나이를 고려하면 상징적 고지인 200승에 도전할 가장 유력한 차기 주자다. 비록 2017년은 팔꿈치 부상 때문에 뛰지 못하지만, 2018년에도 만 30세다. 한국에서 꾸준히 뛴다는 가정 하에 다승 역대 2위인 정민철(161승)의 기록에는 도전이 가능해 보인다. 투수들의 최근 사이클을 고려하면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10. 정성훈(37·FA)
2020경기, 0.293/0.369/0.424, 2019안타, 164홈런, 939타점
HOF의 기준이 나중에 어떻게 정립될지는 모른다. 그러나 2000안타-3000루타-1000타점 정도면 이를 동시에 이룬 선수가 거의 없다는 점(역대 4명)에서 자격의 한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성훈은 5번째 후보다. 이미 2000안타는 달성했고, 2928루타, 939타점을 기록 중이다. 1~2시즌 정도면 무난한 달성이 예상된다. 역시 화려하지는 않지만 내실 있는 경력을 쌓아왔다. 통산 성적에서 빛이 날 것이다.
그 외의 후보들
앞서 언급한 후보들과 기록적인 부분이나 미래 가치에서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선수들이 더러 있다. 박용택과 함께 최다안타 부문에서 양준혁을 추격할 박한이(38·삼성), 역대 최고 3루수 대열에 올라서고 있는 이범호(36·KIA), 그런 이범호를 최정과 더불어 쫓아갈 박석민(32·NC), 2000안타 가입이 유력한 이진영(37),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잠재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최형우(34·KIA), 포수 부문 최고 자리를 노리는 강민호(32·롯데), 통산 승수에서 높은 곳에 위치할 가능성이 있는 장원준(32·두산)과 양현종(29·KIA), 역대 구원 5위인 손승락(35·롯데)과 100세이브-100홀드 동시 달성자인 정대현(39·롯데)과 달성 후보군인 정우람(32·한화) 등도 눈여겨봐야 할 선수들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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